삶의 파편들
내가 사는 부산은 해마다 커다란 불꽃축제를 한다.
아마 내가 20~21살 때쯤 그때가 첫 번째 불꽃 축제 였던거 같다.
당시 어른이 되고 처음 사귄 여자친구와 달이 갈리듯 쏟아지는 빛 들을 보며
사랑이란 것이 이렇게 눈이 멀 만큼 밝고 화려한 것 아니겠나, 생각을 했다.
29살이 되고 또다시 불꽃축제를 보았다.
그리고 불꽃축제 뒤의 적막한 하늘을 바라 보았다.
수많은 별빛들이 소박하게 아무 말없이 빛나고 있다.
이제는 불꽃놀이 뒤의 고요한 어둠을 더 사랑한다.
영원히 빛나는 것들은 그런 곳에서 조용히 숨 쉬니까.
이제는 불꽃놀이처럼 환하게 폭발음을 내며 사랑하고 싶지도 않다.
영원히 빛나는 것들은 소리 내지 않으니까.
순간의 화려한 빛은 나를 황홀히 눈 멀게 하지만
영원의 소박한 빛은 내 눈앞을 잔잔히 비춰주니
다시 누군가와 사랑한다면 우리 서로 눈멀정도로 밝지 않길
서로 눈앞의 돌부리를 밝혀주고, 길을 잃지 않게 지켜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