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파편

가시

삶의 파편들

by 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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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에게는 가시가 돋아있다.

일평생 나에게 닿기 위해
자신을 불속에 녹여 다가온.

가끔 서로 끌어안으려 할 때마다
나를 찌르던 그것.

아버지가 아프다.
이젠 나도 가시가 돋아난다.

가시와 가시가 기적같이 맞닿는다.

사랑, 불행의 끝에서
너무 선명하게 아름답다.

어렸을 때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모님을 위해서 혹은 친구들을 위해서
그러니까 결국엔 나를 위해서
타인을 위하는 건 결국 나를 위해서이다.
나는 보통 이기적이고 그래서 타인을 위한다.
그래서 나 이외의 것에 의해
더 많이 고통받고 슬퍼한다.

아빠가 아프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위로되지 않는 일을 위로받고 싶지 않다.
울지도 않는다.
울어서 해결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보통 해결되지
않는 일 앞에서 운다.
나는 해결을 원하니 울지 않는다.

내 부모의 고통 두 눈에 담기에는
너무 가시가 많다.
담을 때마다 그 가시에 피눈물이 흐른다.

나에게 닿기 위해
억지로 자신을 늘린 나의 부모에게서는 가시가 돋았다.

이제 나도 가시가 돋는다.
나도 내 부모에게 닿고 싶다.

가시와 가시의 끝이 기적처럼 맞닿는다.

사랑, 불행의 끝에서
너무 선명하게 아름답다.


*사진은 어렸을 적 나와 아빠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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