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파편

사실은

삶의 파편들

by 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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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명환이가 연애해서 보기 좋다.
사실은 수민이가 취업에 성공해서 나도 엄청 기쁘다.
사실은 호영이가 시험 친 거 붙었으면 좋겠다.
사실은 사실은을 안 붙이고는 솔직하게 말하기가 참 어렵다.
나쁜 말하는 건 진짜 쉬운데 좋은 말하는 건 늘 어색하다.
사실은 나는 약간 감정표현에 있어서는 초등학교 남자 아이 마인드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사실은 사실 그렇다.
사실은 지금 배가 엄청 고프다.
사실은 집 앞에 신전떡볶이가 생겼다.
사실은 집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많이 생겼다.
근데 사실은 정말 가까이 있으면 싶어 하던 것들, 많이 멀어진 것 같다.
사실은 신전떡볶이의 어묵튀김이 정말 맛있다.
그리고 사실은 난 매운걸 잘 먹는다.
사실은 잠이 너무 와서 무슨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라면 하나 먹고 잘 지 그냥 잘지 고민하고 있다.
사실은 아마 이건 자기 직전 사람들이 하는 가장 많은 고민 중에 하나라는 걸 알고 있다.
그로 인해 사실은 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그냥 한 명이다.
사실은 내가 꺼지기 직전의 휴대폰이었으면 좋겠다.
배터리가 얼마 있던지 간에 1%로 표시된다면
정말 간절하고 알차게 이용될 텐데.
타인에게나 나 스스로에게나.
사실은 쓰다가 라면물을 올리고 왔다.
난 아마 조금 더 행복해지겠지.

사실은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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