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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kret Jun 19. 2019

프라이머 데모데이 솔직 후기

창업가와 확장성에 관하여.

한동안 데모데이에 참관하는 것에 흥미를 잃었었다. 그러다 최근 한 데모데이 참관을 시작으로 다시 흥미를 찾아가고 있다. 다른 팀의 발표를 보는 그 자체로 배움이 되기도 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를 계속 되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전과는 다르게 데모데이를 참관할 때 나만의 기준(혹은 느낌)이 생겼다고 느낀다. 물론 그 느낌이 '저 팀은 대박 나겠다', '저 회사는 오래 못 갈 거야'와 같은 평가라기보다는 '저 부분은 뭔가 조금 아쉬워', '저 아이템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같아' 정도의 촉에 가깝다.


어제는 프라이머(15기) 데모데이를 처음으로 다녀왔다. 총 9팀이 발표를 했고 흥미로운 부분도 여러 생각이 드는 부분도 많았다. 그리고 오늘은 데모데이에서 본 일부 팀에 대한 나의 후기를 간단히 요약해보려 한다.

 

매해 영향력을 높여가는 프라이머 데모데이




<팬심>


- 아이템 : 1인 크리에이터 후원 플랫폼

- 문제 : 팬이 셀럽에게 선물을 주고자 할 때 셀럽의 개인 정보가 노출되어 원활한 진행이 어려움

- 해결책 : 팬심이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개인 정보 노출 문제없이 팬의 선물을 셀럽에게 전달한다

- 좋은 점 :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유효한 시장으로 판단된다

- 우려점 : 조공(팬의 선물을 일컫는 말)이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소셜팩토리>


- 아이템 :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운 파티룸 & 취미공간 서비스

- 문제 : 공부(스터디룸), 놀이(PC방, 멀티방 등) 이외에 Private 하고 Comfortable 한 공간의 부재

- 해결책 : Private 하고 Comfortable 한 파티룸을 제공

- 좋은 점 : 1차 경쟁상대(멀티방, DVD방)와 2차 경쟁상대(PC방, 노래방)를 명확히 설정하여 이들과의 차별적인 요소를 공략하는 명확한 포지셔닝

- 우려점 : 증가하고는 있지만 비일상적이고 빈도가 낮은 파티에 대한 수요. 따라서 일상적으로 파티룸으로 이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마크인포>


- 아이템 : 온라인 간편 상표 등록 서비스

- 문제 : 상표 등록에 있어 사업자들이 겪는 어려움(낮은 접근성, 비싼 가격)

- 해결책 : 온라인으로 쉽고 저렴하게 상표 등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 좋은 점 : 명확한 문제가 존재하는 시장에 명확한 기술을 가진 회사가 명확한 강점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 우려점 :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까(혹은 시장 크기가 어느 정도인가)만이 우려된다. (법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사후 문제가 우려되었으나 대표님의 13년 변리사 경력을 듣고 우려가 말소되었다.)


<투어라이브>


- 아이템 : 언제 어디서든 즐기는 프리미엄 현지 투어 앱

- 문제 : 현지 가이드 투어의 문제점 (정해진 일정 / 가이드 편차 / 투어 비용)

- 해결책 : 앱을 통해 낮은 가격(한 콘텐츠당 8,800원)의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 좋은 점 : 아이템의 신선함. 아이템 자체의 강점과 더불어 콘텐츠를 강점으로 한다

- 우려점 : 타국에서 가이드가 주는 안정감 혹은 존재 가치를 단순히 콘텐츠 제공자로 보기는 어렵기에 '기존 투어 가이드(약 65,000원)가 가격 비교 대상으로 합리적인가'하는 우려가 된다.(인터넷 강의와 현장 강의처럼 비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오마이카>


- 아이템 : 타이어 B2B 온라인 도매 플랫폼 서비스

- 문제 : 타이어 유통 시장의 문제점(타이어 종류가 너무 많다 / 판매점도 타이어 구하기가 힘들다)

- 해결책 : 브랜드 총판점과 타이어 판매점을 이어 주어 타이어 유통 문제를 해결한다

- 좋은 점 : 한국 타이어에서 14년 근무한 대표님의 압도적인 경력. 2012년부터 이어진 타이어 가격 검색 서비스 보유

- 우려점 : 문제로 정의한 부분(소비자에게 맞는 타이어가 부재한 경우)이 타이어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황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시장 크기가 작을 수도 있어 보인다


<루북>


- 아이템 : 간편한 호텔 연회장 예약 플랫폼 Simple Venue Hire

- 문제 : 호텔 측 - 연회장 홍보 채널 부족, 행사 주최 측 - 연회장에 대한 정보 부족

- 해결책 : 연회장 정보를 제공하여 플랫폼을 통해 예약을 가능하게 한다

- 좋은 점 : 해당 산업에서의 니즈가 명확해 보인다

- 우려점 : 수익모델이 유’일’하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기에 수수료 이외에 다른 수익 모델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연회장이라는 구체적인 타깃은 좋지만 시장이 한정적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마인드로직(함께 더 이야기하고 싶은 AI), 해피해킹(기업 개발자 IT 교육), 닥터노아(플라스틱보다 낮은 제조원가, 높은 품질의 대나무 칫솔 제조)와 같은 팀이 있었다.


좋은 점과 우려점이라고 내가 정리한 것에 대체적으로 확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프라이머 클럽에 속한 팀이다 보니 단순히 창업, 스타트업으로 보기보다는 투자를 유치한(혹은 유치할) 회사로 보게 되어 더욱 확장성에 집중한 듯하다.


회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자도 이윤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프라이머는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의 목적성은 유효하다. 그리고 투자자가 이윤을 얻기 위해서는 크게 1) 엑시트(EXIT)와 2) IPO(주식 공개상장)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 단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확장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데모데이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창업가들의 스펙이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해당 서비스를 수행하는 데 있어 당위성을 가진 경력을 보유했다.(혹은 압도적인 스펙을 보유했다.) 프라이머가 어떻게 팀들을 선발하는지 구체적인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이번 라인업을 미루어보아 창업가의 역량 혹은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서 다른 사람들(지금의 나와 같은)이 우리 팀을 봤을 때 어떻게 판단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 내가 여러 차례 언급한 확장성의 측면과 타깃의 구체성에 의문점을 제기할 것 같았다. 이것을 어떻게 적용하는지가 관건이겠지만 자기 객관화의 좋은 계기가 되었다.


가능한 데모데이에 더 많이 참석하려고 한다.


그리고 타 팀에게 냉정한 것처럼 스스로에게 더 냉정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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