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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교수의 "태움" 예방 일지,

가스라이팅 당해요.-기록일지 1

나는 교수다.

그리고 학과장이다.


안정된 직장에

시간적 여유와 전문직의 자율성과 명예까지 보장받다니

사람들은 부러워한다.(내 생각)


사실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가사, 양육업무를 어느 정도 하면서

사회적 입지를 다지고 자기계발까지 하기란 어렵다.


교수라는 직업은 그런 점에서 환상의 조합을 내세운다.


그런데,

요 며칠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가라앉는다.


함께 일하는 학과장(2인 학과장 체제)이

퇴근 후 전화를 통해

나의 업무 태만으로 동료교수들이 잔업을 하느라 집에를 못 가고 있는데

너만 집에 갔다며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이냐고(한 두 번 사람을 태운 솜씨가 아니었다.)

다그쳐 물어 호전적인 그녀의 언사에 당황한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당황하여 주저하자,

밤을 새우던지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억지스럽게 주말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겠다고 대답을 하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러자 밤 아홉 시에 부재중 전화가 2통이 와있다.

동료 학과장으로부터 온 전화를 못 받은 것이었다.

부랴부랴 콜백 전화를 했다.


"학과장님이 주말에 괜한 수고를 할까 봐 전화를 했어요.

다른 교수님이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하니, 교수님은 그 일을 하실 건 없고, 주말 동안 전반적인 파악을 좀 해주세요."


주말근무를 안해도 된다고 말해줘서 기쁜게 아니라

뿌리를 뽑겠다고 말할 정도로 언성을 높이던 그녀의 갑작스레 180도 달라진 태도가 더 무서워진다.


갤럭시 폰이라 녹취가 자동으로 떠졌다.

컴퓨터에 따로 저장하려고 카톡으로 보냈으며..

부장판사로 있다가 이번 달에 법무법인 파트너 변호사로 자리를 옮긴 불알친구에게(불알은 없지만)

녹음파일을 들어보라고 넘겼다.


친구 왈..

"넌 왜 말을 못 하냐..."

"이 구역의 미친년이 너라는 걸 보여줘...."


이제 증거채집 들어간다.


학과장... 어떡하지?

너 똥. 밟.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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