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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네르 Mar 05. 2024

몸이 무너져 내리고, 마음도 무너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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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너져 내리고, 마음도 무너져 내린다”     

친정엄마는 160cm에 50kg 언저리의 체중을 유지하신다. 칠순을 넘긴 연세에도 자신의 취향과 철학이 분명하다. 꼿꼿한 그녀의 입에 아무거나 들이지 않으신다. 반면, 나는 24시간 들어오라 모드이다. 항시 허기지고, 작은 한 입 과자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수준이 되었다. 엄마와 같은 키에 65kg을 넘어버렸다. 이제는 저울 위에 오르는 것이 공포수준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생각도 몸무게가 어느 정도 선까지는 의욕이 있었으나 비만이 심해짐에 따라서 엄두가 안나게 되었다.      

계단을 한 층 오르면 숨이 차오르고, 바지는 어떻게 지퍼를 채운다고 해도, 치마는 임산부마냥 나온 배의 실루엣 때문에 펑퍼짐한 형태가 아니면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 외투를 입어도 외투를 벗어도 비루한 몸뚱어리를 가릴 수가 없다. 집 안에서조차 많이 이동하기 싫고, 한 번 엉덩이를 떼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고자 한다. 즉, 한 번 엉덩이를 붙이면 뗄 일을 잘 만들지 않는다.      

대학 졸업 후 십년도 더 연구원이며 코스웍이며 빌빌거리던 모교에 일이 생겨 들렀는데, 모두들 눈이 둥그레지며 임신했냐, 어떻게 그렇게 빼빼하던 사람이 이렇게 찔 수가 있냐 난리다. 물론. 65kg이상 나가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한민국에 비만인 중년 여성이 나만 있는 것이 아닐진데 나만의 아픔인 양 호들갑떨고 싶지 않다. 다만, 체중 증가 속도가 매우 빨랐던 점(하루에 2kg씩도 쪘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일상이 무너져버린 지금에 와서 어떠한 노력도 쉽게 이 비만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좌절감에 허덕이며 건강한 중년 여성으로 삶을 다시 시작하고, 노년을 준비하고 싶은 나의 희망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 쓰는 글인만큼 최대한 솔직하게 꾸밈없이 쓰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숙하거나 과한 표현이 독자여러분에게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초보자의 행운과 여러분의 아량이 필요한 내 인생의 회고록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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