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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빈 Mar 06. 2021

괴롭고도 즐거운 글쓰기

에세이 튜토리얼 후기

이 매거진의 제목은 레이몬드 카버의 “What we talk about what we love"에서 따왔다.  love라는 단어를 즐거움으로 바꾼 것이다. 제목을 떠올리면서 처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달리기였다. 하지만 요새 많이 달리고 있지 못해서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룰까 한다.    

 

요새 나를 즐겁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글쓰기 수업이었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취미)은 글쓰기와 독서다. 그리고 몇 년 전(2018년)부터 함께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재미에 눈을 뜨게 되었다. 독서모임과 글쓰기 모임, 글쓰기 수업을 부지런히 찾아가는 이유는 그런 자리가 나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취미를 함께 즐기고 나눈다는 것. 열심히 찾아다니기만 하다가 이제 모임이나 수업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돌아보고 나누고 싶어졌다. 이름하여 후기 프로젝트? 즐거움을 말할 때 내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배운 것에 대한 후기”가 되겠다. 그 첫 번째로 며칠 전 종강한 이다혜 작가의 “에세이 튜토리얼”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에세이 튜토리얼” 강의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단 줌으로 수업을 듣는다. 이름하여 화상 강의. 그리고 글쓰기 리추얼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정해진 시간(금 토 일 밤 10시, 월 화 새벽 6시 30분) 작가님이 (비공개) 인스타 계정으로 한 시간 동안 라방을 진행하신다. 그 라방에 접속하여 글을 쓰는 것이다. 작가님도 글을 쓰셨다. 타닥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나도 나의 과제 앞에 앉았다. 사실 이 리추얼에 매번 참여하기는 어려웠다. 나는 아침형 인간, 아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처리해 버리고 저녁에는 지쳐 있는 종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밤 11시까지 글을 쓰고, 작가님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하는 것....... 무척 하고 싶었지만 대단히 어려웠다. 리추얼을 꼬박꼬박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과제는 열심히 냈다. 당연한 건가? 수요일 수업을 듣고 나서 목/금/토/일/ 월요일 오전까지 과제를 해야 한다. 목요일에는 대체로 얼이 나가 있거나 과제에 참고할 책들을 읽었고, 금요일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째 주에는 좋아하는 에세이에 대해 글을 쓰고, 둘째 주부터 직접 에세이 쓰기 작업에 들어가는 형태였다. 나는 두 편의 에세이를 썼는데 이는 “기록의 기억” 장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일에 대해서 써보았다. 과제 제출을 앞둔 주말에는 괴로움에 몸부림쳐야 했다. 제법 완성된 글은 과제를 제출하기 직전인 월요일 오전에야 나왔기 때문이었다. 쓰고, 엎고 괴로워하며 친구들에게 하소연도 했다. “난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 걸까?” 실은 그 답을 알고 있다. 괴롭지만 즐겁기 때문이고, 좋아하니까 더 잘 해내고 싶어서였다.      


과제를 쓸 때는 이런 생각에 집중했다. 이 주제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그 말이 잘 전달되고 있는가? 지금도 생각해 본다. 이번 글을 쓰면서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잘 쓰고 싶다. 오래, 꾸준히 쓰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함께 쓰는 경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2월에는 이다혜 작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에세이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함께 쓰는 경험을 해보았다. 마지막 시간은 합평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서로 평가를 하는 시간이었다. 무려 3시간 40분 동안 계속된 강의에 나는 조금 뭉클해졌다. 사람들의 글을 듣는 시간이 좋았다. 함께 수업을 들은 사람들의 글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글도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갔으면 좋겠다. 내 글을 더 높이 띄우기 위해 나는 다시 실패를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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