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 물고기와 생선 사이 # 1

by 시소유

엄마가 동생을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 하루를 시작했다. 엄마는 과일을 갈아서 우리에게 주었다. 한 컵 씩 먹고 나니 식구들이 하나 둘 출근했다.


이윽고 집에는 우리 둘만 남게 되었고 시간은 꽤 넉넉했다. 남편은 조금 더 잤다. 나는 왜인지 다시 잠이 들어지지 않아서 샤워를 했다. 씻고 나와서 남편을 깨우고 짐 정리를 한 후 엄마가 어제 우리 먹으라고 사놓아 주신 아침 빵을 먹었다. 이제 배도 든든해졌겠다, 앞 뒤 양쪽으로 짐을 들쳐메고 집을 나셨다.




춘천행 기차에 올랐다. ITX-청춘열차로 옥수역에서 남춘천역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남편은 이어폰을 꺼내 핸드폰에 꽂더니 한 쪽을 자신의 왼쪽 귀에 꽂고 다른 한 쪽을 내 오른쪽 귀에 꽂는다. 가만히 듣고있는데 가사가 ‘춘천 가는 기차~’하기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봤더니 “이 노래 몰라?” 한다.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라는 유명한 노래라고 한다. 나는 처음 들었으니 이 상황에 이렇게 딱 맞는 노래가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이 가수도 우리의 여행에 동행하는 것만 같았다.


다음으로는 아주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왔다. 김동률의 <출발>이었다. 이건 내가 중학교 때부터 너무 좋아했던 노래다. 멜로디도 너무 좋지만,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피며 심장을 간질이는 노랫말에 홀딱 반했었다. 지금 와서 이 가사를 다시 음미해보니 정말 소름이 돋도록 우리의 이야기다. 그때 부터 난 이렇게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여행을 그리고 있었던 걸까?


딱 이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여행.




2018.04.10.

세계여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