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당신에게 주는 나의 미역국입니다.

Love Story # 4

by 시소유

생일을 맞은 당신에게.



당신을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나요. 그때 그 고깃집에서, 양복을 입은채 친구들에게 고기를 구워주던 모습이 참 멋있었어요. 당신과 둘이서 만나게 되고, 대화도 나누어 본 후에는 세상에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어요.


하지만 머지 않아 당신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마주하면서 그게 어느 정도는 콩깍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신은 꾸미면 엄청 멋있어지고 꾸미지 않을 때에는 추레하기도 한, 때로는 엄청 듬직한 오빠 같다가도 다섯 살 짜리 어린 아이 같아지기도 하는 그런 일반적인 사람일 뿐, 영화 속에 나오는 슈퍼히어로 까지는 아니었던 거에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약하고 못난 모습들을 서로에게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당신이 멋있어서 사랑하는 1차원적인 사랑을 하다가 언젠가부터는 당신의 내면 가장 깊은 곳의 약한 곳 까지도 내 사람이기 때문에 안아주고 싶고 사랑해주고 싶은, 그런 사랑을 하게 된 거에요.


기적 같은 사실은, 당신도 나에게 그런 사랑을 주고있다는 거에요. 나는 그 누구에게도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던 적이 없었어요. 내 안의 가장 아이같고 부족한 모습, 아주 작은 감정들까지도 당신에게는 다 드러내면서 살아요. 당신이 예뻐하는 나는 예쁘게 꾸민 나도 아니고, 날씬한 나도 아니고, 늘 웃기만 하는 나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벌어오는 나도 아니거든요. 당신이 예뻐하는 나는 그냥 나에요. 나를 사랑해주는 당신의 깊은 사랑을 보면서 나도 나 자신을 사랑해줄줄 아는 사람이 되었어요.


우리 앞으로도 늘 이렇게 부족하겠죠. 당신도, 나도요. 당신의 부족한 점을 내가 채워줄 수 있고, 내 부족한 점을 당신이 채울 수 있음에 감사하는 지금 마음 그대로 우리 살아갑시다. 당신과 함께라면 무엇도 두렵지 않아요.



오늘 내가 말했죠. 당신과 함께 다니니 이 낯선 땅도 꼭 집 앞 같다고. 당신이 내 집이라 그래요. 이십칠 년 전, 당신이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오늘날 내 옆에 톡 붙어서 나의 집이 되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요.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남편!





2018.05.

남편의 생일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