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소유 Sep 04. 2021

아들 이름으로 첫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2018년 9월, 우리는 여행을 다니던 중 첫 후원을 시작했다. 


당시 우리는 1박에 7~8천원 하는 남녀혼성 호스텔을 전전하며 여행했지만, 그 여행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얼마나 부유한지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세계여행' 이라는 것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부유한 나라에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다닌 나라의 거의 대부분이 원화로 환산했을 때 정말 터무니없이 적은 돈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우리는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의 많은 부분이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나의 환경으로부터 제공된 것이었다.

- 나의 만원은 타국의 누군가에게 십만원의 가치였다. 나는 커피 세 잔 안 사 먹으면 그만인 돈으로 누군가는 한 달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 부유함은 언제나 마음에 있는 것이기에, 기부를 하기에 더 좋은 상황이란 없다. 내가 지금 마실 커피 한 잔 값을 슬쩍 그것이 나보다 더 필요할 누군가에게 줄 수 있을 마음 상태일 때 시작하면 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든 계기로 해외 아동 후원을 시작했고 현재 만 3년이 되었다. 당시 9살이었던 결연아동은 어느새 12살이 되었다.







2021년 9월, 오늘은 아들 찬유의 이름으로 첫 후원을 시작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 멕시코와 그 주변국의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는 일을 하는 코인트리에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멕시코에 있을 때 코흘리개 아이들이 어깨와 허리춤에 기념품들을 한짐 짊어지고 다니며 호객을 하는 모습, 찬유 보다 작은 아기를 포대기에 안고서 기념품을 파는 어린 엄마들의 모습을 너무 많이 보았다. 다른 것은 다 지나쳐도 꼭 어린 아이들이 팔러 오면 거절하지 못 하고 한아름 사주곤 했는데 돈을 그저 쥐여주는 것 보다는 공부할 공간과 기회를 마련해주는 일이 훨씬 더 좋을 테니 적은 금액이지만 도움을 보태보고자 한다. 찬유가 충분히 크고 나면 저 먼 땅 남미에 너와 함께 자라난 멋진 친구들이 있노라고 말해주려 한다.




2021.09.03.

찬유 이름으로 첫 후원 등록한 날의 기록 :)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만 할 수 있는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