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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소유 Jul 06. 2016

나는 나를 아는가

'진짜 나'와 만나는 법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아는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는 뭘 할 때 행복한가? 

나는 언제 기뻐하고 언제 슬퍼하는가?

나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 

나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


대학에 와서 보낸 많은 고민의 시간들, 그중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고민이다. 


나를 찾는 것.


한번이라도 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던가.

나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어떻게 쓰여야 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탐색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우리는 ‘왜’인지 모르고 ‘그냥’ 공부했다. ‘왜’인지 아는 경우도 대부분 그 답이 남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일 때가 많았다. 


우리는 그 상태로 고등학교 졸업을 준비하며 대학에 가서 어떤 과를 전공할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고등학교를 끝마치며 학과를 고를 때 백 퍼센트의 확신을 가지고 고르는 학생이 몇이나 될까? 아니면 절반 이상의 확신이라도. 그 당시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학생도 대학에 가서 공부하다 보면 이 길이 내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수많은 학생들이 전과를 고민하고 심한 경우 재입학까지 고민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로 ‘전공’을 정했으니 그럴 수밖에.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진로를 정하고 꿈을 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신입생 때 걱정했던 학점, 진로, 취업 등의 고민들은 잠시 접어두고 본질적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로 했다.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부수적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생활을 통해 내가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는 ‘나를 찾는 것’이었다. 


나는 이 4년 간, 

앞서나가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잠깐 내가 있는 곳에 주저 앉아 가만히 나만 들여다보고 있기로 했다. 



뭐든지, 그저 내 느낌이 하자는 대로 했다. 


나를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내 안의 소리를 듣기로 한 것이다. 남들 다 하는 거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어도 불안하지 않기로 했다. 남들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서 세상에 이제껏 없었던 ‘유일한 색깔’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찾아 읽었다. 필독도서 말고 ‘그냥 끌리는 책’을 읽었다. 그렇게 손에 잡히는 대로 읽다 보니 내가 어떤 분야에 끌리는 사람인지 아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해보려고 노력했다. 교육학, 언론학, 철학, 심리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과목들을 찾아가서 들어보며 나의 적성을 탐색했다. (정작 내 전공은 안 들어놔서 4학년인 지금 전공학점 채우느라 고생 중이다.) 중국어도 공부하고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디자인툴을 공부해보기도 했다. 



무작정 나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는 뭘 할 때 행복한가? 
나는 언제 기뻐하고 언제 슬퍼하는가?
나는 어떤 성격의 사람인가? 
나는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


가장 원초적인 질문에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에 대해서라면 당연히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기본적인 질문들에도 생각보다 답하기가 쉽지 않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찬찬히 써내려가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생각으로만 하고 있을 때와 종이에 적어서 정리할 때의 느낌은 많이 달랐다.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나를 숨기려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다보니 과거에 속상했던 일들도 많이 생각났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괜찮은 척하고 넘어가서 힘든 줄도 모르고 지나갔던 일들이었다. 나는 그것들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을 다시 들추어 꺼내는 일은 꽤 힘들었다. 아주 오래 전에 박혀 이미 살 밑에 파묻혀버린 가시, 그것을 빼내려 새 살을 헤집었다. 가시를 빼내고 헤집어진 살을 다시 잘 덮어 제대로 된 소독약을 발라주었다. 그 상처까지 다 아물고 나니 이제 불현듯 떠올라 느닷 없이 아프게 할 가시가 없다는 생각에 맘이 편안해졌다.




이 과정을 통해 한층 더 내 삶에 가까워진 것 같다


깊은 곳에 숨어있던 '진짜 나'와 마주하였고,

이를 통해 어린 나와 어른이 된 나를 화해시켰다.


나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웠고,

다른 누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행동할 줄 알게 되었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이제 나는 마음껏 꿈꿀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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