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미채, 고춧가루, 김자반, 방앗간 깨를 선물하세요.
"선물"은 언제나 우리에게 미소를 안겨다 준다.
왜냐하면 선물에는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선물을 준비할 때 많은 생각을 한다.
받는 사람이 무엇을 받으면 좋아할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이 사람과 어떻게 친해졌지?
이 사람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했었지?
무엇을 먹을 때 함박웃음을 지었었지?
'선물'은 일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방향적인 것이다.
진정한 선물을 '대가'를 바라는 선물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바로
'받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미국의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첫 크리스마스인 만큼
딸과 시댁에 선물을 보내고 싶으셨나 보다.
무엇을 보내실지 한참 고민을 하셨다.
그러다가 결국 보내신 건
아버님이 좋아하는 진미채,
남편이 좋아하는 김자반,
그리고 방앗간 깨와 고춧가루였다.
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든
우리들은 너무나 기뻐했다.
물론, 미국에도 H마트가 있고,
다른 마트에도 먹을거리는 엄청 많다.
하지만 몇 가지는 선물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그 가치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깨와 고춧가루, 진미채가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꽤 비싸다.
그리고 맛과 향도 다르다.
한국 깨를 열면 꼬소한 향이 나고
깨 한 톨을 깨물면 꼬소한 기름이
나오는 것만 같다.
고춧가루도 색과 향이
뭔가 다른 것만 같다.
김자반도, 진미채도 뭔가 더
튼튼하고 건강해 보인다.
하루는 음식에 깨를 올리려다가 깨 몇 톨을 흘렸다.
온 가족이 일어나서 "귀한 깨"하면서 깨를 줍고,
식탁에 떨어진 깨는
얼른 주워서 입 속으로 털어 넣었다.
이렇게 엄마표 선물은 히트를 쳤다.
선물의 "대가"를 받은 것이다.
온 가족이 기뻐했고 고마워했다.
엄마가 미국에 있을 딸과 가족들을 생각하고
'고민'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어떤 선물이든 기분이 좋지만
미국에 혹시 선물을 보낼 일이 있다면
미국에서 한국의 가치가 더 발할 선물인
고춧가루, 진미채, 김자반, 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사실 선물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선물을 주는 것도 좋아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런데 가끔 그 '선한 영향력'이
남을 생각하지 못한 '선한 영향력'일 때가 있다.
나도 그랬다.
남에게 이렇게 해 주면 좋아하겠지..
하지만 그 선물과 영향력이
상대방에겐 도움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이 글도 남들에게 '건강한 시선'을 주기 위해
쓰기 시작했는데 과연 독자들에게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독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천재작가님의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쓰고 싶은 글은 일기장에 쓰고, 원고에는 사람들이 읽고 싶은 글만 써라."
나는 댓글에
"정말 천재작가님의 글에는 본인이
한 것만을 말하는 그 진심이 담겨있네요!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 이런
거대하고 중요한 핵심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말씀하신 대로 첫인상은 강력하게
읽을수록 빠져들게
그리고 나갈 때에는 든든하게 만들 수 있는 작가로
성장해나가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계속해서 천재작가님의 영향력을 응원합니다 :)"
이렇게 적었었다.
내가 독자에게 '글'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지만
그 글이 독자가 원하고 기뻐하는 선물이 아니라면
선물을 주는 사람으로서
조금 더 고민하고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한다.
물론, 나만의 가치와 시선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이 가치가 제대로 드러나고 음미되기 위해서는
이 선물, 이 글을 음미하고 소화시켜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당신은 선물할 때 어떤 '고민'을 하나요?
- 진짜 고마웠던 선물이 있는지
- 진짜 고마워했던 선물이 있는지
2. 당신에게 '글쓰기'는 무엇인가요?
- 글쓰기를 통해 내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것
- 글쓰기를 통해 내가 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