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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디자이너 Jan 07. 2024

미국에 선물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진미채, 고춧가루, 김자반, 방앗간 깨를 선물하세요.



"선물"은 언제나 우리에게 미소를 안겨다 준다. 

왜냐하면 선물에는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선물을 준비할 때 많은 생각을 한다. 

받는 사람이 무엇을 받으면 좋아할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이 사람과 어떻게 친해졌지? 

이 사람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했었지? 

무엇을 먹을 때 함박웃음을 지었었지? 


'선물'은 일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양방향적인 것이다. 


진정한 선물을 '대가'를 바라는 선물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바로 

'받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미국의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첫 크리스마스인 만큼 

딸과 시댁에 선물을 보내고 싶으셨나 보다. 


무엇을 보내실지 한참 고민을 하셨다. 

그러다가 결국 보내신 건 

아버님이 좋아하는 진미채, 

남편이 좋아하는 김자반, 

그리고 방앗간 깨와 고춧가루였다. 


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 든 

우리들은 너무나 기뻐했다. 


물론, 미국에도 H마트가 있고, 

다른 마트에도 먹을거리는 엄청 많다. 

하지만 몇 가지는 선물은 

한국과 미국에서의 그 가치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깨와 고춧가루, 진미채가 

그렇게 비싸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꽤 비싸다. 

그리고 맛과 향도 다르다. 


한국 깨를 열면 꼬소한 향이 나고 

깨 한 톨을 깨물면 꼬소한 기름이 

나오는 것만 같다. 

고춧가루도 색과 향이 

뭔가 다른 것만 같다. 

김자반도, 진미채도 뭔가 더 

튼튼하고 건강해 보인다. 


하루는 음식에 깨를 올리려다가 깨 몇 톨을 흘렸다. 

온 가족이 일어나서 "귀한 깨"하면서 깨를 줍고,

식탁에 떨어진 깨는 

얼른 주워서 입 속으로 털어 넣었다. 


이렇게 엄마표 선물은 히트를 쳤다. 

선물의 "대가"를 받은 것이다. 

온 가족이 기뻐했고 고마워했다. 


엄마가 미국에 있을 딸과 가족들을 생각하고 

'고민'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어떤 선물이든 기분이 좋지만 

미국에 혹시 선물을 보낼 일이 있다면 

미국에서 한국의 가치가 더 발할 선물인

고춧가루, 진미채, 김자반, 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사실 선물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만 

선물을 주는 것도 좋아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런데 가끔 그 '선한 영향력'이 

남을 생각하지 못한 '선한 영향력'일 때가 있다. 


나도 그랬다. 

남에게 이렇게 해 주면 좋아하겠지..

하지만 그 선물과 영향력이 

상대방에겐 도움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이 글도 남들에게 '건강한 시선'을 주기 위해 

쓰기 시작했는데 과연 독자들에게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독자가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천재작가님의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쓰고 싶은 글은 일기장에 쓰고, 원고에는 사람들이 읽고 싶은 글만 써라." 


나는 댓글에 

"정말 천재작가님의 글에는 본인이 

한 것만을 말하는 그 진심이 담겨있네요!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 이런 

거대하고 중요한 핵심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말씀하신 대로 첫인상은 강력하게 

읽을수록 빠져들게 

그리고 나갈 때에는 든든하게 만들 수 있는 작가로 

성장해나가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계속해서 천재작가님의 영향력을 응원합니다 :)"

이렇게 적었었다. 


내가 독자에게 '글'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지만 

그 글이 독자가 원하고 기뻐하는 선물이 아니라면 

선물을 주는 사람으로서 

조금 더 고민하고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한다. 

물론, 나만의 가치와 시선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이 가치가 제대로 드러나고 음미되기 위해서는 

이 선물, 이 글을 음미하고 소화시켜 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당신은 선물할 때 어떤 '고민'을 하나요?

- 진짜 고마웠던 선물이 있는지 

- 진짜 고마워했던 선물이 있는지 


2. 당신에게 '글쓰기'는 무엇인가요? 

- 글쓰기를 통해 내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것

- 글쓰기를 통해 내가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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