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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디자이너 Jan 05. 2024

"스위스"같은 사람...

새댁의 새 가족 입문기 

"나는 우리 가족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결혼하기 전 나는 우리 가족에서 

든든한 맏딸, 책임감 있는 누나의 역할을 담당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의 하드트레이닝을 받고 

열정 유전자를 물려받은 결과 

나는 항상 열심히 일하는 

딸이자 누나였다. 


부모님과 동생은 나를 존경스러워했다.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 있어 

'달리는 기관차'였다. 


지금까지 나는 우리 가족의 성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크게 없었다. 

아빠와 나는 항상 달려갈 목표를 찾는 유형

엄마와 동생은 항상 누울 자리를 찾는 유형

이라는 것 외에는.. 


그런데 새로운 가족에 들어오게 되었다. 


남편의 아빠 

남편의 엄마 

남편의 동생 

그리고 남편과 남편의 아내인 나. 

이렇게 새 가족이 구성되었다. 


아.. 가족마다 다 다르구나. 가족이란 또 다른 작은 사회이구나.. 


새로운 가족도 

우리 가족과 마찬가지로 

아빠와 딸은 빠르게 달리는 치타

엄마와 아들은 천천히 가는 코알라

와 같은 구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보다 그 

파동의 높낮이가 더 드라마틱했다. 


원래 나의 가족 중 나의 역할은 달리는 기차였는데 

여기서는 빠르게 달리는 치타도 아니고 

천천히 가는 코알라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놓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의 새로운 '자리'가 어색했지만 

점차 그 자리에서 내가 담당해야 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며칠간 새로운 사회를 관찰했다. 

이 작은 사회가 평화롭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 고민했다. 


아.. 

peacemaker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달리는 치타도 

느리게 달리는 코알라도 

그 누구도 잘못된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 속도가 다르고, 

그 에너지가 달라서 

서로에게 필요한 시간이 달랐던 것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이에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빠르고 열정이 넘치는 가족 구성원에게는 

빠르게 열정을 담아 응답했다. 


느리고 눈물이 많은 가족 구성원에게는 

느리게 눈물을 담아 응답했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구성원들이 답답해할 때는

에너지를 아껴야 하는 마음을 해석해서 재빨리 전달했다. 


에너지를 아끼는 구성원들이 힘들어할 때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마음을 해석해서 천천히 전달했다. 


어느 순간 아버님은 내게 

"스위스"라는 별명을 붙여 주셨다. 

중립국인 스위스와 같은 역할. 

참 재미있고 뿌듯한 별명이었다. 


새로운 가족에서 peace maker가 되고 싶었는데

관찰하고 탐색하고 고민하고 실험하면서 

몇 주를 보낸 결과 

'스위스'라는 자리에 앉게 되어 다행이고 감사했다. 


우리는 가족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가.


모든 사람이 스위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빠른 사람도 있고 느린 사람도 있고 

에너지를 밖으로 보내는 사람도 있고 

에너지를 안으로 보내는 사람도 있기에 

스위스 같은 사람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중간에 있는 사람은 

줏대가 없다며 싫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스위스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 

줏대 없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만의 뚜렷한 가치관은 있지만 

서로 다른 에너지가 모인 자리에서 

그 에너지를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그러한 환경이 되고 싶다. 



우리는 각자 어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 

그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한 영상*에서 

"세계에서 최고라 하는 사람들이 가진

변치 않는 3가지 능력"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1. 인간관계 능력 (사람의 심리를 파악)
2.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 (자기 확신)
3. 생리체계를 활용해서 행동과 심리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모든 사람이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고가 된 사람이라면 

세상을 조금 더 잘 아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능력 3가지를 잘 요약해 보면 

"내가 주어진 자리에서 내 주위의 사람들을 

잘 관찰하고 분석하여 적용하는 능력"

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자리에 가도 스위스와 같은 

공간이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길 소원한다. 


지금은 단지 4명의 새 가족에 들어와서 

스위스가 되었을 뿐이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구성원이 있는 곳에서도 

스위스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한 영상: 8000억 자산가가 직접 자식에게 알려준다는, 앞으로 부를 휘어잡을 기술 1가지 | KELLY CHOI 

https://www.youtube.com/watch?v=pZ1xEI7FZ_o&t=1s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당신은 어떤 에너지가 높은 사람인가? 낮은 사람인가? 

- 나의 에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 나와 다른 에너지를 가진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2. 사회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 

- 사회는 나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가

- 나는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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