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분리수거
나는 시린 감정이 들어올 때면
유형에 따라 분리수거한다.
어떤 건 슬픔류에
어떤 건 우울류에
어떤 건 불안류에
분류해서 버린다.
그때 한 감정이 들어왔다.
'아픔'이라는 감정이었다.
'어디에 버리면 되지?'
찾아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디에도 분류되지 않는 감정이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윤이 나는 토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곳에 '아픔'을 묻었다.
당장은 분해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몇 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없어지겠지.
언젠가는 녹아내리겠지.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그 위로 이쁜 나무가 자라 있겠지.
나는 조용히 흙을 털며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