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 결을 치던 작은 파도

다시 피워진 꽃

by 노을

잔에 입술을 데자

꽃향 묻힌 물방울들이

목구멍을 타고 꿀렁 넘어왔다.


가슴이, 마음이

무언가로 가득 채워지는 듯한


긴장했던 가슴이, 아팠던 마음이

무언가로 흠뻑 녹아내린 듯한


그런 아른거리는 포근함이 느껴졌다.


찻잔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찻잔 속 결을 치던 작은 파도가

1분도 채 가지 않고

깊은 호수처럼 잔잔해졌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의 호수를 그려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거칠게 몰아치던 파도가

찻잔처럼 잔잔해져 있었다.


다시 눈을 뜨고 찻잔을 들었다.

그렇게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꽃향 묻힌 물방울들이

목구멍을 타고 꿀렁 넘어왔다.


따뜻하게 데워진 잔은,

따뜻하게 데워진 꽃내음은,


내 몸에 녹아내려

내 마음에 녹아내려

결국 입가로 꽃향을 피워냈다.

결국 다물었던 꽃을 다시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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