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앉아있다.
소녀의 등에는 날개가 있다.
소녀가 무릎을 움켜 안고 있다.
날개는 위로 솟아 있다.
소녀가 얼굴을 묻고 엉엉 울고 있다.
날개는 여전히 펼쳐져 있다.
***
날개는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처럼
작게 펄럭였다.
그걸 알리 없는 소녀는
여전히 울기만 했다.
옆에 떨어진 깃털을 알리 없는 소녀는
여전히 울기만 했다.
자꾸만 움직이는 날개 탓에 등이 간지러웠다.
상처에 진물이 흐른 거겠지,
손에 만져지는 무언가는 흉터겠지,
하고 소녀는 생각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날개는 작게 펄럭였다.
그렇게 깃털을 소녀의 옆으로 떨어뜨렸다.
깃털이 수북이 쌓이면 언젠가 뒤돌아주겠지,
자신의 거대한 날개를 발견해 주겠지,
함께 하늘을 날아올라 주겠지,
하고 날개는 생각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날개는 작게 펄럭였다.
소녀의 작은 움직임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