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마몽드를 꿈꾸던 소녀, "검도 초단이 되다"

by 정은세

이 글은

'고전으로 살아내다'라는

연재의 여덟 번째 기록이다.


문장으로 세상을 투시하던 눈을

이제 나의 몸으로 돌린다.


글자로 새긴 사유를

손끝과 발끝의 감각으로 치환하는 과정,

그것이 내가 일상을 살아내는 방식이다.




어린 시절, 마몽드 광고에서 본 이영애의 포스는 대단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시선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까지..


그때 난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저런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언젠가 "검도도 꼭 해봐야지." 하고 말이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다.

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며,

드디어 3년 전 검도에 입문했다.


사실 겁이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검도장에는 20~30대가 주를 이루었고,

초등학생과 고등학생도 있었다.

회원 중 연장자에 속한다는 점,

그리고 순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내겐 큰 좌절이었다.


회사를 그만둔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일을 시작했고, 방송대 국문과 학업도 계속했다.

자격증 준비와 스터디, 거기에 이사 문제까지 겹치니,

정말이지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돌이켜 보니, 지난 3년간 검도는 내게 가장 고마운 안식처였다.

죽도를 잡고 집중하는 동안 온갖 근심거리는 사라졌다.

연신 땀방울을 흘리며 타격할 때 느껴지는

그 카타르시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나는 '초단'을 취득했다.

그 힘든 세월을 굳건히 이겨낸 보상이자,

스스로 또 하나를 해냈다는 기쁨의 증표다.


이영애처럼 우아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땀에 젖어 도복을 입고 서 있는 지금의 내가,

그 시절 꿈꾸던 '멋진 여자'에 조금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결국 삶이라는 고전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써 내려 가는 것임을 도복의 무게를 통해 배운다.






다음 글에서는 코어를 잡는 '필라테스'를 통해, 고전적인 사유를 이어가고자 한다.


정은세 작가와 함께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삶의 무늬를 정돈하고 코어를 바로 세우는

깊은 사유의 여정을 이어가 보세요.




#정은세#정신수양#검도

#고전으로살아내다#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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