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고전으로 살아내다'라는
연재의 아홉 번째 기록이다.
문장으로 세상을 투시하던 눈을
이제 나의 몸으로 돌린다.
글자로 새긴 사유를
손끝과 발끝의 감각으로 치환하는 과정,
그것이 내가 일상을 살아내는 방식이다.
검도에 이어, 올해 새로 시작한 운동이 있다.
그건 요즘 많은 여성들에게 이미 유행처럼 보편화된 필라테스다.
극도의 몸치에 가까운지라 대학 입학 전,
에어로빅을 호되게 경험한 후
그와 유사한 운동 종목은 근처에도 안 갔었다.
필라테스 시작 후, " 허리 선이 좋아졌다",
"배가 들어갔다" 등의 긍정적인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몇 달 전 급히 움직이다 허리를 다친 후 통증으로 고민하던 중,
병원에서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코어 운동이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중인데,
동사무소 회원 모집 글을 보고 덜컥 등록했던 것 같다.
워낙 야행성 인간인지라, 오전 9시부터 운동 시작
이라는 조건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수반되어야 했다.
수면 패턴을 적어도 1~2시간은 앞당겨야 했고,
전날 무리를 하거나 과음을 해도 안 됐다.
처음에는 눈이 안 떠져서 지각을 하고,
일주일 넘게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3주가 지나니 많은 것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우선, 가장 좋은 건 아침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여분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또 신기한 건, 허벅지의 군살 정리와 유연성 상승,
생기 있는 얼굴 표정, 그리고 리프팅된 앞볼이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붙고 얼굴에도 탄력이 붙으며 컨디션이 좋아진다더니, 처음 겪는 신기한 경험이다.
특히 요가와 필라테스는 우리가 평소 안 쓰는 근육을 사용해 몸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던데,
3주만에 효과를 보다니..
검도가 '강함'의 수련이라면, 필라테스는 내 안의 '유연함'을 찾는 시간이다.
무너진 골반의 각도를 맞추고 코어에 힘을 주어 몸을 정렬하다 보면,
문득 "내 삶의 태도도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의 문장들이 내 마음의 중심(Core)을 잡아준다면, 필라테스는 물리적인 중심을 잡아준다.
몸의 정렬이 무너지면 통증이 오듯, 삶의 가치관이 흐트러지면 영혼이 아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매트 위에서,
그리고 책장 사이에서, 나만의 정렬을 맞춰나간다.
다음 글에서는
오늘도 "고전을 살아내는",
작가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연재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고전은 과거에 멈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의 거울입니다.
정은세 작가와 함께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삶의 무늬를 정돈하는 깊은 사유의 여정을
이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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