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세탁소

오늘의 컨디션은 내가 주도한다

by 정은세

작년 5월 지금 사는곳으로 이사온 후

동네 물정에 어두운 내게 대학 동기가 단지 인근에

"매직 세탁"이라는 이름의 세탁소를 소개해줬다.


아저씨가 마치 매직처럼

아니면 번개처럼 일을 잘하시는지,

처음 수선을 맡긴 팬츠는 1시간도 안돼서

나왔고, 어제까지 3번을 맡긴걸로 기억한다.


요즘은 계좌이체를 받는 업소가 많은데,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던 나는 그 자리에서

송금을 했던것 같다.


근데, 매번 계산을 할때마다 사장님이,

그 계좌는 아내분 계좌이며, 자기가 버는 돈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다 아내에게 간다며 아이처럼 투정을 하시는거다.


지난번 맡긴 세탁물을 받고, 새로이 세탁물을

맡기기 위해 오전에 오시라고 했다.


"생각보다 많아서 들고가기 힘드시지요?

제가 바빠서 이렇게 한꺼번에 맡기게 되네요.."


하면서 금액을 물어봤는데, 사장님이 단추 달기와

지퍼 수선은 서비스로 해주신단다.


세탁비(1만8천)를 바로 송금하려다

"사장님~그러면 오늘 세탁비는 제가 돈을 찾아놨다가

다음번 세탁비와 같이 현금 8만8천원 드릴께요" 했다.


마치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아이가

볼 가득한 웃음기를 억지로 참듯 화색이 돌던

사장님은 "그럼 저야 너무 좋죠~" 하신다.


"사장님~얼굴이 갑자기 환해지셨는데요?

열심히 일하시는데 그 보답은 받으셔야죠.."


"남자도 말이죠..가끔은 비상금이 필요하거든요..

정말 감사합니다~."


업무상 복잡한 일들로 유난히 피곤했던 한 주,

오늘의 기분과 컨디션은 내가 주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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