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터뷰 21-2] 영상 크리에이터 크레용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by 이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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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하는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전달해주고 있나요?

용 : 어떻게 보면 궁극적인 내용이라 고민을 많이 해봤어요(웃음). 제가 아직 덜 성숙해서 그런지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아요. 앞서 말씀드렸듯 따뜻한 영상,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에요. 더불어 영상 교육에도 관심이 있어요. 영상 제작 도구를 배우는 것은 쉽잖아요. 하지만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제가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전부 알려주고 싶어요.


비슷한 맥락에서, 본인이 하는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용 : 제 영상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분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이 커요. 스스로에 대한 만족도도 커요. 영상이라는 형태는 결과물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몇 개월 전 영상과 비교했을 때 나아진 점이 바로 보여요. 제가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여서 만족이 커요.


어떤 방식으로 전문 분야 공부를 하고 있나요?

용 : 다양해요. 학교에서 전공하지 않아서 배움에 목말라 있어요. 세미나라든지 괜찮은 기회가 있으면 배우러 가죠.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배우려고 해요. 한 전문 분야에서 0부터 100까지 능력치가 있으면 80까지는 누구나 마음먹으면 배울 수 있지만 나머지 20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20이 디테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의 윤창용 감독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면 본인만의 작업 스타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반면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의성 측면에서 그 습관들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용 : 제가 예전에 서울문화재단에서 영상 감독으로 일했던 적이 있어요. 문화 행사를 쫓아다니면서 찍어야 하다 보니 빨리빨리 작업을 끝내야 했어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작업물의 스타일이 매번 똑같아지더라고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스스로 회의감도 들고 만족도가 떨어지죠. 그래서 변화를 주려고 해요. 마음 맞는 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계기가 조만간 생길 것 같아요. 한 군데 머무르는 성향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1인 기업가로서 말 그대로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끔씩 팀을 꾸려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직접 경험해본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용 : 혼자 일할 때는 정말 자유로워요. 클라이언트라는 ‘갑’이 존재하긴 하지만(웃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어요. 제가 일을 카페에서 해도 되고, 새벽에 해도 되고 제 일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죠. 시간도 제 계획대로 사용할 수 있다 보니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 이 부분이 가장 최고예요. 반면 혼자 일할 때 외로울 때가 있어요. 사무치게 외로운 순간이 오더라고요(웃음).


요새는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팀을 꾸려서 일하다 보니 외로움이 많이 줄어들었죠. 크게 기획, 촬영, 편집으로 나눠봤을 때 촬영은 다 같이 하는 경우가 많고 기획과 편집도 같이 할 때가 있어요. 혼자 일하는 시간과 팀으로 같이 일하는 방식의 중간점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어떤 누구와 일을 하더라도 타협하지 않는 본인만의 업무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용 : 제가 남을 빛내주는 역할이잖아요. 그런데 나쁜 일을 빛내주고 싶지는 않아요(웃음). 몇몇 업종이 있죠. 나쁜 일까지는 아니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제품이 SNS를 통해 많이 팔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물품에 대한 영상 작업은 하고 싶지 않아요. 실제로 제의가 몇 번 들어왔는데 거절했어요. 그 판단기준이 애매하기는 한데 매번 고민하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의 윤창용 감독


함께 하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부모님입니다. 현재 일하는 형태가 창업이다 보니 시작하기로 했을 때 많은 걱정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용 : 세상 모든 부모님은 보수적이시잖아요(웃음). 영상에 관련한 일을 한다고 했을 때도 걱정하셨고, 취업 못하고 있을 때도 원래 하던 일 계속하라고 계속 말씀하셨어요. 부모님이랑 마주치지 않으려고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집에 들어갔어요. 눈치도 보이고, 밥 먹기도 미안하고.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예요.

변화가 생긴 큰 계기가 하나 있었어요. 부모님을 앞에 앉혀놓고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영상 분야로 진출했을 때 어떤 직업이 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직종이 있는지 설명드렸죠. 그 덕분인지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은 그저 일상적인 걱정만 하세요. 이번 달 일은 들어왔냐고(웃음). 영상 분야 자체는 좋아하세요.


현재는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두 명의 가족이 있습니다. 먼저 아내분에 대한 질문입니다.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용 : 제가 백수이던 시절을 보내고 새로운 일을 막 시작하던 힘든 시기에 만났어요. 영어 학원에서 만났어요. 저는 학원에서 수업 예고편과 같은 영상을 제작하는 학원 PD로 일하고 있었어요. 제 아내는 수업 들으러 온 학생이었고, 저는 직원 신분으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수업 시간에 보고 마음에 들어서 들이댔죠(웃음). 2013년에 처음 만나서 2017년 초에 결혼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창업을 할 때 많은 걱정을 하셨는데, 아내분께서는 지지를 해주셨나요?

용 : 아내와 딸은 제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이에요. 제 아내는 제가 어떤 일을 하든 모두 지지해줬어요. 가장 큰 힘이 되어줬죠.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만난 사람인데 정말 고마운 사람이에요.


새로운 가족, 딸 정빈이가 태어났습니다. 본인은 한 번도 아빠였던 적이 없었기에 하루하루 새로 배워가는 기분일 것 같아요.

용 : 확실히 더 책임감을 가지게 돼요. 아내와 둘이 있을 때보다. 그간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크게 와 닿지 않았었는데 딸이 태어난 이후 그 무게가 달라졌어요. 그리고 제가 찍을 수 있는 피사체가 한 명 더 늘어나서 정말 좋아요. 그동안 아내만 찍을 수 있었는데 언제든 촬영할 수 있는 피사체 한 명이 더 생겨서 가족 영상이 풍성해졌어요(웃음).

찍는 사람은 좋아할 수 있어도 찍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 있는데.

용 : 아내가 처음에는 찍히기 싫어했어요. 지금은 카메라 보면서 말도 해요. 제 딸도 무난히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앞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일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팀원들과 어떤 그림을 그리며 뭉치게 되었나요?

용 : 혼자 영상 작업을 하면서 한계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규모면에서나 질적으로도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는 영상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제 자신도 성장할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행복함이 클 것 같아요. 동시에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어서 리스크가 있음에도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는 어떤 사람이었으면 하나요? 특정 인물이어도 괜찮고 특정 성격으로 답변 줘도 상관없습니다.

용 : 일단 실력을 떠나서 착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쿨한 사람은 저랑 안 맞더라고요(웃음). 리더십을 가지고서 팀을 잘 이끌어나가는 장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성격과 어울리기가 힘들어요.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서로 잘 맞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요. 소통이 참 중요하거든요.



본인의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이 있다면 누가 있나요?

용 : 제가 힘들었던 시절 영상 아르바이트를 계기로 만나게 됐던 영어 학원 대표님. 영어 강사로 유명하신 문단열 선생님이에요. 그분에게 여러 측면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인간관계를 포함해서 촬영 연출과 기법 전부 바로 옆에서 배울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또 한 분 있어요. 자기계발과 영어 스피치를 훈련하는 제이라이프스쿨의 이민호 선생님.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그분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일하며 만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무엇보다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지금까지도 연락하면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삶의 두 축이 가족과 영상이라고 했는데, 어느 때 행복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용 : 대부분 시간에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과 영상이 정말 중요해요. 예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을 했는데 하나하나 정리되면서 좋아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됐어요. 영상은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마치고 보는 이들이 즐거워할 때 느끼는 희열이 있어요. 물론 힘든 과정도 있지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가족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죠. 제 아이는 너무나 귀엽고. 이 둘이 합쳐지면 더할 나위 없죠. 아이의 영상을 찍고 편집하면서 아내와 이야기 나누면 정말 행복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가요?

용 : 꿈이 계속해서 바뀌더라고요(웃음). CF 감독이 되고 싶다가도 영화감독도 해보고 싶고. 영상 분야에서는 큰 작품을 만드는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이다 보니. 그런데 직업에 한정 짓지 않아도 어떤 자리에 있든 따뜻한 영상을 만들어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영상. 지금 그 과정 중에 있죠.


6년 동안 ‘나만의 종무식’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행사인지 궁금합니다.

용 : 대부분의 기업에서 종무식을 하고 있듯이 저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종무식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돌이켜보니 종무식이더라고요. 종무식 하는 날이 되면 정장을 차려입고 그동안 비싸서 못 먹어봤던 맛있는 음식을 혼자 먹으러 가요.

그리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올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내가 도움받은 사람들은 누구인지 쭉 정리해나가요. 이렇게 정리해보면 올해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 내년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드러나요. 가족, 영상, 사람 등 큼지막한 주제에 가지를 치며 브레인스토밍 해보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정리가 되거든요. 이를 버킷리스트 형태로 만들어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1년 동안 체크하며 살아가는 거죠. 어떻게 보면 작은 행위이지만 제가 설정한 목표대로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교촌치킨 x 롱보드 홍보 영상


여러 형태의 영상이 있겠지만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제작하는 영상, 스스로 담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만든 영상으로 나눠볼 수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아무래도 벌어들이는 수입과 관련되어 있기에 일과 돈에 대한 가치관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용 : 돈이 없으면 힘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자금이 있어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벌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어서 제가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세미나 등 여러 형태를 통해서 전문 분야의 지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후배 양성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용 : 영상을 만드는 후배들에게 계속 지원해주고 싶어요. 후배들을 키워서 제가 어떤 이득을 보겠다는 의도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모두 전달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같이 즐겁게 일하기도 하고, 배운 것들을 활용해서 스스로 경제 활동도 했으면 좋겠고. 그저 영상 제작 도구 사용법을 알려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같이 가서 습득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같이 나누고 싶어요.


요즘 청년들이 꿈을 꾸기 참 어려운 사회입니다. 꿈이 있더라도 현실적인 장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응원과 조언의 말 부탁합니다.

용 :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대부분 비슷하잖아요(웃음).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보면 제 답변도 비슷할 수 있지만 세 가지 정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첫째로 이것저것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생각만 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꿈이 없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꿈을 찾게 될 수도 있고, 꿈이 있는 분들은 경험을 통해 더 목표가 명확해질 수 있고. 생각만 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면 좋겠어요. 저도 이렇게 성장해 왔고.


두 번째로 본인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사랑해야 자신감이 나와요. 저도 그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훈련을 받았어요. 스스로에게 ‘창용아 사랑한다’라고 열 번만 말해도 가슴이 찡해져요.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돼요. 눈에 명확히 보이는 부분은 아니지만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돼요.


마지막 조언은 영상을 만드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에요. 잘 만들든 못 만들든 일단 많이 작업해서 공유하면 좋겠어요. 요새 SNS로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잖아요. 본인의 작품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공개하면서 피드백을 받아야 해요. 이런 부분들이 기회가 열리는 창구가 돼요.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성격상 공유하지 않아서 알려지지 않은 친구들이 꽤 있거든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최대한 널리 알려야 그만큼 기회가 많이 와요.






당연하게도 한 사람이 하는 말, 글, 표정뿐 아니라 직접 만든 창작물에는 그 사람의 의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윤창용 감독과 그의 영상에서 드러나는 의도는 일치했다. 하나같이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함을 담아내는 영상. 어떻게든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눈살 찌푸리게 하는 소음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시대 흐름 안에서 '크레용'의 영상과 같은 따뜻한 영상이 전달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함을 담아내는 영상


하루에도 셀 수 없이 각자의 이야기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우리네 사람들. 이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일 테다.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내 이야기를 접하는 이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하고 있는가. 오히려 그 반대인가.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는 윤창용 감독의 말이 묵직하다. 이기심이 아닌 자존감. 스스로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 언젠가 쓰일지 모르는 나의 자서전에 스스로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그려지길 기대한다.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윤창용 감독 SNS
- Facebook : https://www.facebook.com/creyong33
- 육아남 Youtube : https://goo.gl/fPR9Sq
- 크레용 프로덕션 Youtube : https://goo.gl/CbtSG6


@글 : 이시용 @사진 : 배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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