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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Jan 22. 2020

크라우드 펀딩 상세페이지를 기획했다(초반부)

the Persons at 텀블벅

 더퍼슨스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중입니다.

이제 텀블벅 프로젝트 시작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뚝딱 나올 것 같던 상세페이지 작업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음을 회고하며 상세페이지 제작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1. Notion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기획에 대한 작업물을 공유할 수 있는 도구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다. 여러 전문적인 툴이 많이 있지만 노션을 사용하기로 5분 만에 결정했다. 자유도가 높은 듯 사용 범위가 적절하게 한정적이어서 곁가지 없이 기획 아이디어와 디자인 결과물을 공유하기에 최적이라는 생각이었다. 상세페이지 작업을 마친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좋은 결정이었다.


노션을 사용한 상세 페이지 기획 페이지



2. 상세페이지 목차 짜기

상세페이지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접하는 문제점은 나 자신이다. 내 기획 능력의 부족함을 먼저 맞닥뜨린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이 먼저 밀려온다. 경험상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았던 방법은 벤치마킹. 좋은 말로 벤치마킹이지, 사실상 컨닝에 가깝다. 하지만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연역적 접근 방법이 안되면 귀납적으로 여러 사례를 수집해야지. 


카테고리를 먼저 정해야 했다. <the Persons>가 서점에 진열된다면 독자들이 어떤 섹션에서 책을 찾을 것인가. 텀블벅의 출판 분야 카테고리는 논픽션, 매거진, 소설, 시집, 아트북, 어린이책, 저널리즘, 전자출판, 학술로 나뉘어 있다. 단연 매거진과 저널리즘을 먼저 둘러봤다. <the Persons>는 누가 봐도 취재물이지 않은가. 다만 두 카테고리를 둘러보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펀딩 규모가 생각한 만큼 크지 않았다.


텀블벅 매거진 섹션
텀블벅 저널리즘 섹션

물론 펀딩액은 콘텐츠의 참신함, 매력도와 홍보의 함수다. 그럼에도 의문이 들었다. 저널리즘이나 매거진 섹션에 업로드된 책들이 더 상세했으면 상세했지 참신함이나 확산성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을 텐데. 고민 끝에 내린 잠정적 결론은 카테고리가 주는 장벽의 차이였다. 뒤집어 말하면 텀블벅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매거진과 같이 지속적인 간행물을 텀블벅에서 구독하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접하는 채널이 될 수는 있겠지만 매달, 매분기, 매년 구독하기 위한 간행물을 접하기 위한 채널로 텀블벅에 유입하지 않을 것이다. 또 저널리즘은 상대적으로 무겁다. 주제가 가볍지 않기에 저널리즘의 성격을 띠었을 테고 그만큼 가볍지 않은 집중도를 요한다. 출판 이외에 게임, 공연, 디자인, 만화 등(텀블벅 카테고리 상위 순서대로 나열) 가볍게 즐길거리를 찾아 들어온 이용자들이 무거운 주제를 갑작스레 맞닥뜨리면 그 장벽이 클 것으로 생각했다.


<the Persons>의 카테고리는 논픽션으로 정했다. 


텀블벅 논픽션 카테고리

무엇보다 펀딩액 규모가 다른 출판 카테고리 대비 컸다. 매거진과 저널리즘을 제외하고 나면 <the Persons>가 들어갈 자리도 논픽션 이외에 없었다.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3. 진짜 상세페이지 목차 짜기

카테고리를 정했으니 이제 귀납적으로 상세페이지 목차를 수집하면 된다. 논픽션 카테고리에 들어갔다.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용자 입장에서 흥미를 느끼는 프로젝트를 수집했다. 구글 시트로 각 프로젝트 URL과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정리했다.

참고 프로젝트 리스트

사실 크라우드 펀딩 상세페이지의 목차는 어느 정도 정답이 정해져 있다. 정답이라기보다 통상 사용되는 프레임과 흐름 정도. 펀딩액 규모도 물론 고려했다. 이왕이면 많이 펀딩 된 프로젝트의 장점을 살리면 도움이 될 테니.


    #1 질문형 서두

비단 크라우드 펀딩의 상세 페이지뿐 아니라 커머스, 블로그 포스팅 심지어 커머셜 영상 콘텐츠에도 적용되는 임팩트 있는 시작은 콘텐츠 소비자의 니즈를 찌르는 질문인 경우가 많다. 사람의 특성상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정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정답을 찾으려다 내가 아직 갖지 못한 정답이라면 부족함을 느낀다.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정답을 제시하는 역할이 상세 페이지의 첫 부분이다. 이번 <the Persons - Quant> 편은 다음과 같이 서두를 시작 했다.

- 퀀트 투자가 무엇인가요?
- 퀀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개인 투자자도 퀀트 투자를 할 수 있나요?
- 정말 퀀트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나요?

금융, 특히 퀀트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가질법한 궁금증이다. 아직 우리나라 금융 시장의 성숙도가 미국 등 선진 금융 시장에 미치지 못해 퀀트 도입이 비교적 최근인 데다, 개인 투자자의 직접 투자 비중이 높아 실제 투자 수익 실현에 대한 갈망이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금융권 취업 니즈야 말할 것도 없고. 


이제 대답을 할 차례다.


    #2 대답형 취지 설명

정답이 아닌 대답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답은 책에 쓰여있다. 대신 책에 나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대답하겠다'라는 의미다. 자연스레 책의 취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근래 급부상하는 퀀트 분야에 대해 언급하고, 국내 퀀트 전문가들에게 여러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대신 던졌다는 설명을 풀어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퀀트가 뭔가요?

퀀트 투자가 유행이라던데.. 펀드매니저가 일자리를 잃고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던데..
What is Quant? Who is Quant? How do Quant?

금융의 새로운 패러다임 퀀트. 도대체 퀀트가 뭐길래 다들 연구하고 직업으로 삼는 걸까요. 금융인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 개인 투자자, 심지어 현직 금융인도 궁금해하는 질문을 모아 우리나라 퀀트 전문가 9명에게 심도 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3 간단한 퀀트 소개

퀀트라는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퀀트를 접해본 사람도, 처음 들어본 사람도 모두 용어에 대한 합의를 해야 다음 내용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퀀트란 말이에요

퀀트는 'Number Driven Investment' 즉, '숫자가 이끄는 투자'입니다.
투자는 원래 숫자로 하지 않냐고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답입니다.

어렵게 획득한 정보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되고, 좋아하는 경영자가 속한 기업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는 등 알게 모르게 사람의 편견이 투자 과정에 개입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퀀트(Quant : Quantitative)는 말 그대로 계량적인 기술을 사용한 투자 방법입니다. 'Only number'로 분석해서 투자하는 거죠. 모든 데이터를 수치화하여 인간의 감정과 편견을 배제하고 투자합니다.

   


    #4 인터뷰이 소개

상세페이지의 목적은 해당 상품(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말 그대로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함이다. <the Persons>의 경우 그 형태는 책이고, 내용은 인터뷰 모음집이다. 따라서 인터뷰이가 누구인지는 핵심적인 사안일 테고. 인터뷰이 섭외에 대한 글은 추후 별도로 작성하겠지만 고심이 많은 부분이었다. 누구를 선정해야 할지는 물론이고 어떻게, 몇 명을 섭외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국내 퀀트 전문가 총 아홉 명을 인터뷰했다.

남용수 | 자산운용사 퀀트운용팀장
한태경 | 자산운용사 PDI 팀장
이현열 | 보험사 데이터 애널리스트
강봉주 | 증권사 퀀트 연구위원
박원정 | 은행 퀀트 연구위원
이민재 | 자산운용사 퀀트운용역
김대환 | 경제학 교수
안혁    | 증권사 퀀트 애널리스트
이기봉 | 자산운용사 대표

(목차 순서대로 나열)

인터뷰이를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튀어나왔다. 이름이야 이름 그대로 표기하면 되지만 소속, 직책, 직무에 대한 통일이 필요했다. 더군다나 금융업의 특성상 가수, 배우와 같이 한 단어로 똑 떨어지는 직업이 아닌 소속직책에 대한 표기가 덧붙여져야 독자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소속 회사의 언급은 피했다. 회사가 속한 세부 산업군(자산운용사, 증권사, 보험사, 은행, 대학교 등)으로 나눠 표기했다. 직업도 직급이 아닌 직책으로 표기했다. 작년에 과장이었다가 올해는 차장이 될 수도 있지만, 작년에 연구위원이었으면 올해도 연구위원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 포괄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한다.


    #5 예상 독자층 소개

투박한 섹션이다. 세련된 표현 방법은 아니지만 나름 필요한 내용이다. 독자 자신이 '어? 내가 이런 상황인데'라고 언뜻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이다. 책의 필요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1 질문형 서두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 또는 답변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을까요?

- 퀀트의 개념이 궁금하신 분
- 퀀트 전문가로 취업하기 위한 팁을 얻기 원하는 분
- 퀀트 전문가로 취업하기 위한 팁을 얻기 원하는 분
- 퀀트를 사용하고 싶은 분
- 현재 금융권 트렌드를 읽고 싶은 분
- 소문이나 찌라시 투자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



이렇게 상세페이지 초반부를 기획했다.

총 17개 섹션 중 5개. 지금 정리하는 글조차 모든 기획이 완료된 상태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처음 기획할 때는 단어 하나, 의미 하나에 신경이 쓰였다. 글 하나에서 모든 섹션 기획 내용을 정리하기에 길어질 것 같아 다음 글에서 나머지 기획을 공유하려 한다.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P.S. 참고했던 텀블벅 프로젝트가 여럿 있어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공유합니다. 덕분에 기획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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