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rsons at 텀블벅
저번 글에 이어서 크라우드 펀딩 상세페이지 작업에 대한 제작 과정 기록이다.
돌이켜보니 책 한 권 만들기 위해 100만큼의 노력이 투입된다면, 상세페이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100을 덧붙여야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과정과 결과가 온전히 비례하지는 않지만 목표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열심히 작업했다. 세련된 결과로 전해지길.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 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6 책 미리보기
디자이너의 역할이 막중한 섹션이다. 단 하나의 섹션을 차지하는데 불과해 보이지만 사실상 펀딩 후원자들이 시각적으로 임팩트를 느끼는 곳이다. 백 마디 말 보다 책 이미지 하나가 중요하니까. 교보문고나 Yes24를 가면 표지와 제목을 보고 고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디자이너의 능력이 출중했다. 함께 일한 디자이너라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출중하다. 아래 이미지가 있다.
책을 읽을 줄만 알았지 만드는 법에는 문외한이어서 진짜 오리지널 책을 인쇄해야 책 이미지를 찍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번 작업을 통해 디지털 디자인 작업으로 진짜 책의 느낌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깨달았다. 역시 전문가가 필요하다.
#7 목차 리스트
또 하나의 난관이었다. 그런데 또 어찌 보면 쉽다. 책의 목차라는 것은 편집자의 권한이니까 내가 기획 초기부터 생각했던 방향대로 목차를 구성하면 된다. 다만 구체적인 제목을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본질적으로 편집자인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뷰이의 이야기이므로.
일단 방향성부터 다시 잡았다.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진 책이었다면 고민이 많았겠지만 아홉 명의 인터뷰이 별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에 어떻게 순서를 매길지 생각했다. 순서를 매기기 위한 기준. 크게 내용과 난이도로 나누어 시작했다. 사실상 같은 맥락이다. 퀀트가 어떤 의미고 어떤 영역인지에 대한 개론적인 설명이 많이 포함된 인터뷰 내용을 전면에 배치하고 더 파생적이고 난이도가 높은 내용을 후면에 배치하기로 했다. 그 뒤 직장의 성격을 나눴다. 크게 증권사(셀 사이드), 자산운용사(바이 사이드), 은행, 보험, 학계로 나뉜 인터뷰이의 소속을 적절히 배치했다. 같은 직군에 속할수록 비슷한 이야기라고 느껴질 여지가 있으므로 최대한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관건은 제목이었다. 고민이 정말 많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다시 독자의 입장으로 돌아갔다. 독자로 빙의했다. 어떤 제목을 보면 단번에 이 챕터의 주제를 알 수 있을까. 금융과 접근성이 많지 않은 독자의 경우 '퀀트'라는 개념에 대한 장벽이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퀀트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압축해 제목을 짓기로 했다. 압축은 일반화 과정을 수반하고, 일반화된 문장은 오해의 소지를 다소 내포하고 있겠지만 본문에서 풀어내기로 했다. 결국 '퀀트는 ~이다'와 같은 선언문 형태의 제목을 지었다. 각 인터뷰이가 직접 말한 내용으로 제목을 지었다.
1. 퀀트는 원칙을 지킨다 : 남용수
2. 퀀트는 필연적이다 : 한태경
3. 퀀트는 수익률로 판단하지 않는다 : 이현열
4. 퀀트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 강봉주
5. 퀀트는 개인화를 추구한다 : 박원정
6. 퀀트는 일관된 의사결정 과정이다 : 이민재
7. 퀀트는 임의성을 배제한다 : 김대환
8. 퀀트는 전천후다 : 안혁
9. 퀀트는 넓고 자유롭다 : 이기봉
#8 유어인터뷰(인터뷰이와의 만남)
이번 텀블벅 프로젝트의 리워드는 총 세 종류다. 가장 메인은 책. 그리고 the Persons 로고가 새겨진 실버 북마크와 인터뷰이와 만날 수 있는 Your Invterview라는 출간 기념회 행사 티켓이다.
모든 리워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데 까다로웠지만 그중 가장 까다로웠던 리워드가 Your Interview 행사 기획이었다. 물건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는 행위이므로 더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누구를 패널로 섭외하고, 누구를 참석자로 모셔야 할지, 어디서 행사를 진행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혼자 감당하기에 벅찬 내용들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하고 싶어 벌린 일이니 해야지. 여차저차 장소와 일정을 정하고 다과 비용 정도만 감안해 원가 수준의 리워드로 녹여냈다. 여러 인터뷰이와 참석자들이 모여있는 광경을 보면 울지도 모르겠다.
<유어인터뷰 - 인터뷰이와의 만남> : 독자가 인터뷰하는 시간
책으로만 만나기에는 너무 아쉬운 퀀트 전문가들을 독자분들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책에서 다 말하지 못한 퀀트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인터뷰해보세요.
- 일시: 3월 31일(화)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추후 사정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장소: 위워크 선릉3(서울 강남구 선릉로 428, 선릉역 2번 출구 도보 3분)
- 프로그램 구성: 1.퀀트 전문가 PT 2.인터뷰이와의 대담 3.Q&A(독자의 인터뷰 시간)
- 참석 방법: 출판기념회 참석 티켓 리워드 펀딩
- 사정상 세션 및 초청 연사 리스트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9 북마크
사실 북마크(bookmark)가 아니었다. 처음부터 생각했던 굿즈(goods)는 뱃지(badge)였다. 상징성을 부여해 앞으로 여러 시리즈로 진행될 매 회 <the Persons> 단행본마다 매칭 되는 한정판 뱃지를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던 중 어느새 이에 대한 준비를 미처 못한 채 펀딩 오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했다. 뱃지 디자인은 또 하나의 다른 디자인 영역이라 퀄리티 있는 작업물을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지금은 시간이 없는 상황.
디자이너와 함께 논의한 끝에 책과 관련된 아이템이면서, 로고 등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고, 기성품이 존재해 디자인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북마크로 선회했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형태 북마크가 있었고 이를 사용해 커스텀 제작 의뢰를 했더니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 그렇게 진행되는 이번 북마크 리워드다.
the Persons 실버 북마크(1회 한정) the Persons 로고와 Quant 주제가 각인된 실버 북마크입니다. 첫 번째 퀀트 시리즈 한정으로 제작됐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매 시리즈마다 한정 각인된 북마크를 함께 제작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상세페이지 중반부가 기획됐다.
총 17개 섹션 중 9개. 리워드 구성 및 가격 설정이라는 끝판왕을 남겨둔 상태에서 잠시 쉬어가려 한다. 부디 이 상세페이지 기획 과정이 앞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할, 또는 다른 용도의 상세페이지를 작업할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글에서 마지막 기획 부분을 공유하려 한다.
올오어낫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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