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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Jan 28. 2020

크라우드 펀딩 상세페이지를 기획했다(후반부)

the Persons at 텀블벅

첫 번째 글과 두 번째 글에 이어 텀블벅 상세페이지 최종 작업에 대한 제작 과정 기록이다.

언제나 시작과 끝이 중요하기에 더 신경이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첫 부분에서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임팩트 있는 메시지는 초반부에 담겼지만, 더 까다롭고 상세한 부분이 담긴 섹션은 후반부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


(* 직업 탐구 인터뷰 <the Persons> '퀀트-금융' 프로젝트 펀딩은 텀블벅에서 진행 중입니다.)

https://tumblbug.com/thepersonsquant



3. 진짜 상세페이지 목차 짜기(continued)

더퍼슨스-퀀트편 텀블벅 상세페이지 목차


    #10 리워드 소개

모든 리워드를 망라한 섹션이다. 어떤 리워드가 있는지 한눈에 보여줘야 하는 곳. 리워드 종류는 몇 개인지, 어떤 종류의 리워드가 있는지 보기 쉽게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다. 결국 상세페이지 유입자들이 최종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영역이기도 해서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모든 디자인과 기획이 그렇지만 콘텐츠 소비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11 인터뷰어 소개

나름 중요한 부분이다. 이 책을 누가 쓰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무언가 판매하는 사람이라면 빠지는 오류가 있다. 평소에는 그렇게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끌리는 문구, 이미지, 제품의 특성을 잘 뽑아내면서도 판매자가 되는 순간 공급자 마인드로 홱 돌아선다. '이 제품의 특성은 A, B, C가 있고, 어떤 점이 좋으니 구매하세요'라고. 소비자 입장에서 이렇게 강압적인 메시지에 끌리겠는가. 끌린 적이 있는가. 애플 정도는 되어야 판매자의 명성만 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애플의 상품 조차 결국 스펙과 가격을 하나하나 다 따져보고 구매한다.


콘텐츠 소비자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 또는 니즈를 나열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은 상세페이지 앞부분에서 풀어냈다. 앞으로 지속될 시리즈라는 점을 고려해보더라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릴 필요는 있다. 이때만큼은 공급자 마인드로 돌아서도 괜찮다고 본다.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지들이 그렇다는데 뭐.


the Persons에 대한 소개를 다음과 같이 넣었다.

the Persons(더퍼슨스)
더퍼슨스는 한 산업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인터뷰하여 해당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관점을 담는 인터뷰 컬렉션입니다. 추후 온라인 마케터, 책 디자이너, 전문 인터뷰어, 독립서점 운영자, 한지 장인, 채권 투자자 등 다양한 분야로 <the Persons> 컬렉션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출판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컬렉션은 계속됩니다.

   

    #12 목표 펀딩 금액의 목적

후원자들이 펀딩 한 금액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려주는 섹션이다. 대부분 리워드 제작에 사용된다. 책을 더 읽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며 책 하나만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갖기에 어려운 시대가 되었고, 소위 마진을 남기기는 더욱 어려워진 지 오래다. '마진을 남기기 위해 사용됩니다'라고 쓰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아래와 같이 펀딩 목적을 정리했다.

모금액은 도서 및 북마크 제작(디자인, 인쇄, 포장, 배송 등)과 출판기념회의 다과 및 음료 준비에 사용됩니다. 모금액을 초과로 달성할 경우 도서 재질 및 출판기념회 세션 구성이 업그레이드됩니다.


    #13 제작 및 배송 일정

예상치 못한 복병이다. 일반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였다면 이미 기획 단계에서 정해졌을 일정들인데 TF 형태로 시작하다 보니 유동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펀딩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돈이 오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나오는 일정에 대해 민감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작업하는 입장에서 또한 일정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것과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의 효율이 달라지므로 이번 기회에 달력을 펴놓고 실현 가능한 스케줄을 정리해봤다.

- 프로젝트 펀딩 시작 : 2020년 1월 31일(금)
- 오탈자 교정 완료 : 2020년 2월 3일(월)
- 디자인 교정 완료 : 2020년 2월 14일(금)
- 프로젝트 펀딩 마감(포장 시작) : 2020년 2월 27일(목)
- 인쇄 완료 : 2020년 3월 20일(금)
- 배송 시작 : 2020년 3월 24일(화)

*제작 일정이 추가되거나 변경될 경우 커뮤니티를 통해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제발 맞출 수 있기를.


    #14 세부 사양

출판에 문외한이었던 편집자로서 디자이너에게 온전히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책에 대한 세부 사양은 다음과 같다.

- 판형: 132*188mm / 무선제본
- 표지: 랑데뷰 210g(변동 가능) / 4도(or 1도 별색)
- 내지: 미색 모조지 120g(or 그린라이트) / 1도 / 250p 내외

(위 사양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5 유의사항

이 부분은 민감한 사항임에 비해 나름 정답이 정해져 있는 부분이다.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행정 처리에 대한 조항들을 적어 놓은 곳이다. 후원자들도 이미 여러 쇼핑 커머스나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익숙해진 내용들이기 때문에 기존 골격에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된 특별한 조항들만 덧붙이면 됐다. 다른 펀딩 프로젝트를 대부분 참고했다.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지불 수단으로 설정한 카드번호, 통장 계좌번호를 확인해주세요.
2. 카드 한도액, 통장 이체액 한도 여유가 있는지 확인해주세요. (1차 결제가 완료된 후원자에게 우선 배송되는 점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3. 리워드 가격은 배송비 포함입니다.(A, B, C 리워드 제외 모두 일반 택배 배송)
4. 후원자 배송지가 제주 및 도서산간지역이면, 밀어주기 시 추가 배송료 '2,000원'을 추가해주세요.
5. 진행 일정은 창작자 사장에 맞춰 바뀔 수 있습니다.
6. 일정과 리워드에 변동이 생기면,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업데이트하겠습니다.
7. 환불/교환/배송 규정을 꼭 읽어주세요.


    #16 Q&A

드디어 마지막 섹션이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소비자 입장으로 빙의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 펀딩을 후원하려는 잠재 후원자라면 어떤 내용들이 궁금할까. 보통 Q&A 섹션을 가장해 상품에 대해 다시 어필하기도 한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처음 등장하는 상품인가요?', '최고급 재료로 만들어졌나요?', '이 상품을 사용하면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와 같은 식이다. 물론 나쁘지 않다. TPO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실제로 필요한 질문들만 추렸다. 2020년을 지내는 콘텐츠 소비자는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 필요한 정보만 전달해줘야 한다. Q&A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Q. 소개된 디자인과 내용으로 최종 확정된 건가요?
A. 아직 작업 중인 도서로, 디자인과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변경 시 소개 내용에 즉시 반영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Q. 출판기념회 일자와 장소는 확정된 건가요?
A. 행사 장소와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펀딩 마감 전까지 최종 장소와 일정을 확정한 후 업데이트를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Q. 출판기념회 참석자 등록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출판기념회 리워드를 포함해 펀딩 해주신 분들에게 참석자 명단(블라인드 처리)을 보내드립니다. 해당 명단에서 휴대폰 끝 번호를 검색해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배송 방법이 궁금해요.
A. 책과 북마크는 뽁뽁이로 포장 후 봉투에 담아 개별 택배 발송할 계획입니다.

이외 문의 사항은 <창작자에게 문의하기> 버튼을 통해 남겨주시면 최대한 신속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장장 16개 섹션을 기획하고 디자인해 텀블벅 상세페이지를 완성했다. 연역법과 귀납법을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이 어디서나 중요하지만, 이번 기획에서 특히 필요한 사고체계였다. 펀딩을 받고, 리워드를 소개하고, 브랜드를 소개하고, 콘텐츠 소비자의 궁금증을 풀어내는 기능을 한 페이지 안에 모두 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담을 수야 있지만 적확하게 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몇 번씩 수정하고 뒤집어엎으면서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이제 후원자들과 만날 공간을 설계했으니 이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 남았다. 어찌 보면 끝판왕이다. 일에는 끝판왕이 너무나도 많다.


더퍼슨스입고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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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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