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이례적으로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했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 촉구에 반대되는 행동 아니었을까. 기적을 약속하며 부인했던 '안정성'에 대해 다시 자기 부인했음을 시사했다. 날씨가 풀리는 다음 달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은 물러날 것 같다고 바로 얼마 전까지 말했다(지난 화요일까지만 해도 그는 "그것이 사라질 것이다, 그냥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하고 있었다). 보통 전쟁이나 재난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TV 연설을 한다. 결론적으로 그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바이러스를 "끔찍한 감염"이라고 언급했을 때 미국 국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표정이 어땠을까. 몇 주 동안 그것을 미화된 감기나 독감으로 치부했던 트럼프였다.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의 연설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희망을 갖고 있었을 테다.

그 희망이 나타나자마자 사라져 버렸다. 9분 동안 트럼프는 재빨리 현실주의자로 돌아섰다. 그는 Covid-19를 "외국인 바이러스"라고 묘사했다. "미국 우선"이라는 그의 교리는 미국의 순수함이 외계인 무리들에 의해 영구히 오염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 사용했던 프레임을 질병 재난 상황에 다시 사용한 것이다.

마치 중세시대 왕의 자태와 같았다. 상세하고 교정된 정책 대응보다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칙령을 선포했다. 지난 2016년 선거 운동에서 그것은 미국에 입국하는 무슬림들에 대한 "완전하고 완전한 폐쇄"를 요구했듯이 이번에는 26개 유럽 국가의 여행자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 다시 한번 중세의 군주가 외국의 위협에 맞서 백성들에게 명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신하들이 자신의 지도력과 발 빠른 대응에 안심하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목격하는 바와 같다. 명확하기보다는 혼란을 확산시켰다. 연설문의 내용 자체도 오류가 있었다. 유럽인의 입국 금지가 "엄청난 무역과 화물에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백악관은 대통령이 잘못 이해했다면서 상품이 아닌 사람들에게만 적용될 것이라고 서둘러 성명을 발표했다. 위기 상황에서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보여주려 했으나, 대통령이 TV를 바라보며 앞에서 멈칫거리는 불편함은 정반대의 사실을 전달했다.

무엇보다도 이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이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유럽(및 중국)에만 국한된 것처럼 뉘앙스를 풍겼다. 정작 현재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세계 최하위권이다. 미국 자체에서 감염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데 왜 유럽인을 멀리할까. 반면 왜 영국은 면제해 주는 것일까. EU에 대한 정치적 자극인가. 트럼프가 영국(그리고 아일랜드)에 골프장을 갖고 있고, 자신의 사업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상기될 뿐이다.

설명이 무엇이됐든 지난밤 연설은 통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이 재선 전망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조바심을 났을 테다. 오늘 해외 주요 일간지의 아침의 헤드라인은 "트럼프의 유럽 여행 금지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다"라고 쓰여있었다. 정말로, 트럼프는 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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