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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Apr 27. 2021

Grace Okafor: 글로벌 스타트업 인터뷰

Beauficial Inc. with Yo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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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glish Ver.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그레이스 오카포(Grace Okafor)라고 합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에서 국제통상경영학 석사로 졸업했어요. 주식회사 뷰피셜(Beauficial Inc.)과 닥터 지오 코스메틱(Dr. GIO Cosmetics)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더 상세한 소개 부탁드려요.

우선 구조적으로 보면 뷰피셜이 닥터 지오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한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뷰피셜은 한국의 뷰티 중소기업과 아프리카 시장을 직접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에요. 아프리카인들이 K-뷰티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아프리카라는 신흥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죠. 아프리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스킨케어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여러 데이터도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닥터 지오는 어두운 피부톤을 가진 유색 인종만을 위한 최초의 K-뷰티 브랜드예요.



어떤 계기로 한국에서 회사를 설립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려 생각했었어요. 처음에는 일본을 고려했는데 지진이 잦아서 걱정을 했죠. 그러던 중 한 친구가 한국을 추천하더라고요. 다행히 나이지리아 수도인 아부자(Abuja)에 한국 문화 센터가 있어서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문화에 대해 접할 수 있었어요. 짧은 기간에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이야기가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게 할 만큼 흥미로웠어요. 2013년 당시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였는데 강사분께서 한국산 마스크팩을 주시더라고요. 그때까지 본 적 없는 제품이었는데 정말 좋아서 더 사고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나이지리아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는 것이 무척 어려웠어요.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해야 겨우 찾을 정도였거든요. 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겨우 찾았는데 그 브랜드 이외에 더 많은 브랜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로 옆 나라인 중국만 해도 여러 뷰티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뷰티 브랜드도 많이 있겠다는 추측이었죠.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한국의 뷰티 산업과 아프리카 시장을 잇기 위한 목적을 갖고서 국제무역과 비즈니스를 전공하기로 결심했어요. 어찌 보면 그때가 Beauficial의 시작이었네요.


닥터 지오 코스메틱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2020년 11월 14일에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사전 론칭을 했고 2021년 1월 1일에 정식 론칭을 했어요. 현재 파운데이션 쿠션 한 개 라인업이 있어요. 앞으로 풀 메이크업 라인으로 확장하려고 해요. 사실 한국의 파운데이션 쿠션은 전 세계적으로 독특한 아이템이거든요. 닥터 지오가 쿠션으로 라인업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닥터 지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각국의 흑인 여성들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어요. 닥터 지오가 단순한 K-뷰티 브랜드가 아닌 포괄성(inclusivity)과 다양성(diversity)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봐요.


‘흑인 여성을 위한 제품’이라는 아이디어로 비슷한 시도를 했던 회사가 없었나요?

한국의 대기업 중 한 곳이 비슷한 제품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적어도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제품인 것 같아요. 파운데이션 쿠션은 더욱이 없었고요. 한국에는 흑인 여성의 수가 적기 때문에 그들의 특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일 거예요. 사실 흑인들의 피부톤이 100가지도 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흑인 대표가 운영하는 닥터 지오가 화장품 업계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K-뷰티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죠.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국 화장품에 천연 성분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K-뷰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스킨케어의 중요성을 알렸다는 점이거든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기 전에는 대부분의 서양 브랜드가 메이크업 제품만 강조했죠.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천연 성분으로 만든 제품 효능과 이에 앞서 좋은 피부를 갖는 것의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제가 받았던 마스크팩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요즘에는 기성 서양 브랜드들이 화학 성분을 자제하고 있어요.


같은 맥락에서 K-뷰티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갈 것으로 생각하나요?

지금까지도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프랑스나 미국 같은 전통 강자들과도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어요. K-pop이나 한국 드라마와 함께 뷰티 트렌드를 이끌어 왔죠. 하지만 포괄성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세계에는 아직도 많은 인종과 문화, 민족이 있고 그만큼 피부톤도 다양하거든요. 이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해요.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름다움은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각 문화가 아름다움에 대해 다른 정의를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저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에요. 따라서 다른 이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저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가 될 수도 없고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저는 저 자신이잖아요. 각 문화와 각자의 자아에 대한 존중이 우선되어야 해요.



용산이라는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뷰피셜과 닥터 지오 모두 현재 용산 서울글로벌창업센터(SGSC)에 입주해있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초기 투자금과 사무실을 포함해 외국 스타트업을 위한 여러 제반 사항을 제공해주기 때문이에요. 제가 알기로 SGSC 이외에 외국인을 위해 이렇게 제공해주는 스타트업 센터가 없어요. 특히 저희 회사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SGSC의 지원이 없었다면 사업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용산이 서울 중심에 있다는 점도 좋고요. 대중교통 만으로 서울 다른 동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저희 집에서 통근하는 것도 편하고요.


외국인 창업가로서 한국의 스타트업 인프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말씀드렸듯 서울에는 외국인 창업센터가 하나밖에 없어요.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은 다른 센터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고요. 그럼에도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해요.

제 전공이 무역인만큼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여러 신흥 시장으로 눈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수출이나 해외 진출만으로도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거든요. 중국만 봐도 이미 아프리카에 많은 회사가 진출해 있어요. 더 넓은 세계 시장으로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어요.


사업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 자료가 있나요?

솔직히 하나도 없어요. 지금까지 저는 제 경험만으로 일을 해왔거든요. 제 아버지 역시 사업가였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배우기도 했고요. 이전 직장에서 관리자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해보기도 했고. 책과 같은 자료를 통해서 사업을 배울 기회는 거의 없었어요. 책에 있는 내용과 현실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정신을 환기하기 위해 영화를 보는 정도가 전부예요.



그렇다면 창업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또는 태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져야 해요. 만약 돈 벌기 위해서만 일하면 금방 그만 둘 가능성이 높겠죠. 지금 하는 일과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임한다면 시련이 다가와도 쉽게 포기하지 않겠죠. 만약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업종에 있다면 특히나 여러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하는 경험이 많을 거고요. 이런 맥락에서 창업가에게는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우선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왜 하고 싶은지 이해해야 돼요. 여러 각도로 이곳의 사회와 문화를 고려해봐야 하고요. 저는 여러분은 모든 각도와 여러분이 목표로 하는 사회, 언어 장벽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에게 K-뷰티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요.


이번에는 뷰티 업계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앞선 답변과 유사한 조언이 될 것 같아요. 왜 뷰티 산업에 뛰어들고 싶은지, 어떤 일이 본인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주는지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다른 이들을 따라 하지 말라는 것도 말해주고 싶어요. 본인의 것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요.



본인의 직업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포괄성과 다양성이에요. 둘 모두 중요한 가치예요. '글로벌 뷰티 산업의 포괄성과 다양성 부족'이 현재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유색 인종의 참여 가능 여부가 중요한 이슈거든요.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근거이기도 하고요. 다양한 피부톤을 위해 다양한 색조의 화장품을 제공하는 것.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들에게 궁극적으로 기쁨과 사랑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함이에요.


마지막으로 최종 목표에 관한 질문입니다.

지역에 상관없이 유색 인종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큰 뷰티 회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인도, 인도네시아, 중동, 유럽, 북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여러 곳에 다양한 피부톤을 가진 이들이 존재하거든요. 이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용산 전자상가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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