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해킹 사이트
이번주 출시한 웹사이트가 해킹 사이트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Threads 계정으로 로그인해 자신의 Threads 프로필을 몇 명이 조회했는지, 내 팔로워의 성별, 나이 등은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인사이트 대시보드 사이트다. 물론 공식 Threads API를 활용해 Meta의 심사를 통과하고 출시한 사이트다.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로그인하다 보니 몇몇 사람들이 계정/데이터 탈취에 대한 우려를 담아 글을 올렸다. 당연히 이에 동조하는 유저들도 해당 의견에 댓글을 달았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술적인 사실과 구조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며 해명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의 글과 같이 해명했다.
물론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IT 기술과 관련된 이슈였기에 더욱더. 그것도 제작자가 직접 설명하는 과정이. 다만 저 글을 올리기까지의 심정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많은 스트레스였다. 누가 시켜서 만든 것도 아니고, 그동안 보지 못한 유용한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밤새워 만든 프로덕트인데 얼핏 보고 해킹이라 매도하는 의견들에 아쉬움이 컸다.
다만 이번 이슈를 통해 배운 점이 세 가지 있다.
1. 프로덕트는 유저의 것이다
유형의 제품이든 무형의 콘텐츠든 세상에 출시하는 순간부터 사용자는 '사용'하고 사용성에 대해 '평가'할 뿐이다. 아무리 제작자가 왈가왈부해도 사용자가 'No'라고 하면 'No'인 것이다. 혼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여러 피드백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자에게 오해의 여지를 줬던 점은 UI/UX 디자인이라고 자평한다. 고전 게임과 같은 분위기를 기반으로 하기도 했고, 최대한 기능 구현에만 집중해 빠르게 프로덕트를 개발하다 보니 UI/UX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다. 기술적으로는 소셜로그인(애플, 구글, 페이스북 로그인 등)과 같은 구조인데 유독 이 사이트에서만 불안감을 느꼈다는 것은 디자인의 부족함이었다고 생각한다.)
2. 솔직해야 맘 편하다
만약 제작자인 내가 정말 해킹하려는 목적을 갖고 서비스를 출시했다면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갔을 듯하다. 서비스를 내리자니 해킹 시도를 시인하는 꼴이 되고, 유지하자니 일분일초가 불안하고. 솔직함이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임을 다시 상기할 수 있었다.
3. 여론은 금세 잦아든다
각자 자신의 삶이 바쁘고, 늘 새로운 이슈는 새로 생산된다. 전국구로 발생한 문제이거나, 사건의 영향력이 지대한 경우가 아니라면, 심지어 그렇다 하더라도 여론은 잦아든다. 구태여 땅에 떨어진 독화살은 집어 내 가슴에 꽂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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