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참 잘 지었네, 꽃

꽃두다

by 이시용

아는 동생이 꽃다발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단다.
궁금해졌다. 왜 하필 꽃인가.
예뻐서? 음. 이해는 간다.
물론 남성이 느끼는 예쁨과 여성이 느끼는 예쁨에 차이가 있겠지만 꽃은 그 자체로 예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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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꽃두다'.
공교롭게 꽃을 같이 만드는 두 친구의 이름이 가운데 '다'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같은 이름이고,
두 명의 '다'가 꽃을 만들어서 '꽃두다',
꽃을 둔다는 의미에서 '꽃두다'라고 지었단다.

지금은 이렇게 쉽게 말하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기 위해 며칠씩 고민했을 두 동생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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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잘 지은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 번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굳이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일단 사람과 의사소통 과정에서 그 브랜드를 지칭하기 위한 단어가 일차적으로 필요하지 않은가.
앞으로 본인들도 모르는 새 두 친구가 만들어갈 꽃과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 스토리가 '꽃두다'라는 이 한 단어 안에 담길 것이다.

어떻게 이름을 지어야 하는가?


모른다.
정확히는 정답이 없다.
그 대상을 만든 주체의 마음 또는 위임받은 자의 마음이다.

신은 인간을 짓고서 인간(아담)이라고 불렀고, 인간에게 온갖 동식물들의 이름을 짓도록 했다.
태초의 인간도 엄청나게 고민했을 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호랑이를 호랑이라 부르고(물론 직접적으로 '호랑이' 또는 'Tiger'라는 단어는 아니었을 것이다), 은행나무를 은행나무, 시냇물은 시냇물이라고 이름 붙이기 위해서는 웬만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힘들다. 오히려 고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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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이름을 짓기 위해 적어도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 이름은 다른 그 무엇과도 구별될 수 있도록 고유(固有) 해야 한다.
2. 이름을 짓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1번.
사실 우선순위의 개념보다는 필요충분조건 관계에 가깝겠다.
고유하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하고, 창의력이 담기다 보면 고유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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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브랜드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름 하나 잘 지어서 소위 먹고(?) 들어간다. 이름이 뜬금없는 듯 보이지만 나름의 이유도 있다.

좋다. '꽃두다'가 어떤 가치를 전달해주려고 하는지 알아보겠다.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을 만들었구나.
'꽃두다' 이름 하나가 소위 나에게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