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게는 사람이 별로 안 다니는 골목에서 시작했다
가로등이 거의 없는 주택가 골목 끝에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끄트머리에 있었다
파스텔톤의 민트색과 베이지색으로 벽면을 칠하고
손으로 직접 가게 이름을 써놓은 곳
자주 가지도 않지만,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어느 날 가게를 옮길 거라는 소문을 들었다
건물 주인에게 쫓겨나는걸까, 걱정부터 들었다
또 어느 날 사람 많은 길의 1층에 간판을 칠하는 걸 보고
성공하셨구나, 다행이다, 그런 마음이 들었다
거기는 좋아하는 사람이랑만 갔어
예쁜 음식에 어울리는 기억만 만들고 싶었다
맛있다고 하면 내가 그렇게 기뻤다
또 어느 날에는 리모델링을 한다고 쓰여있더니
큼직하게 2층이 생겼다
정말 성공했구나, 주책맞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쩌다 들르면 이상한 개그로 사장님을 웃기고 싶다
저기, 제가 정말 사랑해요
자주 안 간다고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80살이 되어서도 가끔 들르고 싶어요
늘 그 동네 어딘가에 있어줬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