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나쁜 UX 파헤치기 1탄: 이솝 공식 홈페이지
이솝은 저의 최애 브랜드 중 하나로, 브랜드 철학과 이솝 특유의 향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이솝의 공식 웹사이트는 전혀 매력적이지가 않습니다...
이솝 공식 웹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며 정말 큰 불편함을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이솝 웹사이트의 주문 UX를 한번 파헤쳐보았습니다.
탐색 -> 장바구니에 담기 -> 그 중 진짜 살 것만 선택하여 구매
장바구니 내 담은 물건은 모두 구매하도록 되어 있음
이솝은 장바구니 화면 내에서 사용자가 ‘결제하기’ 버튼 외의 동작을 수행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1. Hover 시에만 나타나는 삭제 버튼
이솝의 장바구니 화면에 들어가보면, ‘삭제’ 버튼을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상품에 마우스를 호버해야 비로소 ‘삭제’ 버튼을 만나볼 수 있죠.
장바구니 내 주요 과업 중 하나인 ’삭제‘ 버튼을 숨겨놓아 제품 삭제 동작을 줄이고자 하는 기업 측의 의도로 보이는데요... 은근히 괘씸합니다.
좋은 UX라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인지적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기획자는 계속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2. 장바구니 내의 아이템 선택 UI 없음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상품 중 일부만 선택하여 구매하고 싶더라도, 이솝의 장바구니 화면에서는 어렵습니다.
장바구니 내에서 구매하지 않을 상품을 모두 삭제한 후 ‘결제하기’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요,
좀 더 고민하고 싶거나, 시간을 두고 구매하고 싶은 경우에도 지금의 결제를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모두 삭제해야 합니다.
물론, 개별 상품을 삭제하는 동작 앞서 이야기한 1과 이후 언급할 3의 이유로 쉽지 않습니다.
화면 내에서 수행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못한 채 서비스를 설계한다면, 이러한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게 됩니다.
3. 장바구니 내의 아이템 삭제 시간이 3초 이상
이 와중에… 장바구니 담아놓은 물건을 삭제하는 데도 3초 이상 소요됩니다.
또한, 한 번에 여러 상품 삭제도 불가하여 상품 하나하나 별도로 삭제해야 합니다.
사용자의 장바구니 목록을 DB에 저장해놓고 아이템을 삭제할 때마다 DB를 찌르고 있어 로딩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추측되는데요, 삭제하기의 UX를 어렵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사용자에게는 사소하면서도 매우 불편한 부분입니다.
구매할 아이템 상세 페이지에서 바로 구매
장바구니 내에 담은 물건만 구매 가능
1. 특정 아이템을 바로 구매할 수 없음
현재 이솝은 구매하려는 상품을 개별 페이지에서 바로 구매할 수 없습니다. 무조건 ‘카트에 추가하기’를 통해 장바구니로 이동해야 합니다.
화면을 설계할 때 사용자의 결제 시나리오를 제대로 고민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혹은 사용자가 쇼핑몰 내에서 좀 더 오래 체류하기를 원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바구니 내에서의 상품 선택 및 삭제 UX가 편리했다면, 이 정도의 추가적인 프로세스는 너그럽게 넘어가줄 수도 있겠지만, Case 1에서 언급한 장바구니에서의 불편함은 이 프로세스의 불편함을 더 가중하고 있습니다.
좋은 쇼핑 UX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살펴보겠습니다.
훨씬 복잡한 쇼핑 경험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UX를 제공합니다. 심지어 쉽고 직관적입니다.
네이버 쇼핑의 장바구니 페이지입니다.
선택 체크박스만해도 3가지 종류를 제공하여, 원하는 단위로 주문할 수 있는 UX를 제공합니다.
1. 전체 선택 - 장바구니 내의 모든 상품(서로 다른 브랜드 포함) 선택
2. 브랜드 선택 - 해당 브랜드의 상품만 선택
3. 개별 상품 선택 - 특정 상품만 선택
삭제 옵션도 3가지를 제공합니다.
4. 선택 삭제 - 선택한 상품만 삭제
5. 개별 상품 삭제 - 해당 상품에 대한 모든 옵션 포함하여 삭제
6. 옵션 삭제 - 상품의 하위 옵션만 삭제
주문 수정 UX도 별도로 제공합니다.
7. 주문 수정 - 상품 내의 옵션을 변경, 클릭 시 모달 노출
주문에 대한 옵션도 3가지를 제공합니다.
8. 주문하기- 개별 상품 주문하기
9. {$브랜드명} N건 주문하기 - 특정 브랜드 내의 상품 모두 주문하기
10. 총 주문하기 - 모든 상품 주문하기 (서로 다른 브랜드 포함)
상품 개별 페이지 내에서는 구매하기, 장바구니, 찜하기를 분리하여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의 옵션을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구매하기 클릭 시, 해당 상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 클릭 시, 해당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찜하기 클릭 시, 해당 상품을 찜할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에 넣어 놓는 것과는 분리)
이솝의 의도가 어떠하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UX는 사용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남기고, 이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이러한 불편을 경험하는 고객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와 파급 효과는 이솝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댓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