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끝까지 남은 사람들의 공통점

기대를 낮출 줄 아는 사람들

by 세하

미용을 하다 보면

유난히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눈에 띄게 잘하지도 않고,

처음부터 센스가 좋아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보면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


그들은

특별해서 남은 게 아니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


1.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기 기대치를 낮출 줄 안다


처음부터

큰 성공을 기대하지 않는다.


빠른 성장,

높은 수입,

화려한 결과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대신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걸

목표로 둔다.


기대가 낮으니

실망도 오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 날도

다시 출근한다.


2. 끝까지 남은 사람들은

미용을 ‘삶의 전부’로 만들지 않는다


이 일을

자기 정체성의 전부로 두지 않는다.


미용이 잘 안 풀리는 날에도

자기 인생까지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은 일로 두고,

삶은 삶으로 남겨둔다.


그래서

미워하지 않고,

버릴 이유도 없어져

계속 다닐 수 있다.


3. 오래 남은 사람들은

자기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다


아픈 걸

의지로 버티지 않는다.


손목이 아프면

통증의학과를 찾고

어깨가 망가지면

일하는 방식을 바꾸며

한의원을 찾아간다.


일의 방식을 바꾸는걸

패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몸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방향을 조정한다.


4. 남아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한다


다음 단계를 바라보지 않는다.


인턴이면

인턴 자리에서,

디자이너면

디자이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한다.


지금 위치를

견디는 법을 먼저 배운다.


그래서

단계를 올라갈수록

덜 흔들린다.


5. 끝까지 남은 사람들은

미용을 ‘증명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 일을 하지 않는다.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미용을 붙잡지 않는다.


그래서

잘 안 풀려도

자기 자신을

함께 무너뜨리지 않는다.

오래 남은 사람들은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다.


이 업은

재능보다

태도에 오래 반응하고,

속도보다

방향에 더 민감하다.


그래서

그래도 끝까지 남은 사람들은

대단해서가 아니라,

조금 덜 욕심냈고

조금 덜 다급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걸 갈라놓는다.



6. 고객을 돈으로 보지않는 사람들


미용을 오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비슷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손님을

‘오늘 얼마를 남겨주는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물론

이 일은 생계고,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손님을 숫자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

이 일은 빠르게 닳기 시작한다.


머리 하나하나가

수익으로 보이면

손님의 말투가 거슬리고,

요구가 부담이 되고,

조금만 까다로워도

감정이 먼저 상한다.


그러다 보면

가위를 드는 손에도

짜증이 묻어난다.


오래 남은 사람들은

고객을 돈으로 보지 않는다.


그날의 수입보다

그 사람이

다시 올 수 있을지를 먼저 본다.


그래서

머리를 자르면서도

관계를 만든다.


돈은

그 관계의 결과로

따라온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결국 가장 안정적인 수입을 만든다.


빨리 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 번다.


미용은

돈을 쫓을수록

사람이 멀어지고,

사람을 남길수록

돈이 따라오는 일이다.


그래서

오래 남고 싶다면

가위보다 먼저

사람을 봐야 한다.


내게는

나의 결혼식에 함께해준 고객도있고,

뱃속에 있던 아이가

이제는 중학생이 된 고객도있다.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오며

삶에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가치있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믿는다.

이전 04화버티는 사람과 사라지는 사람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