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우선순위는 매출이 아니다

by 세하

미용실에서

가장 흔하게 들리는 말 중 하나는

“해드릴게요”다.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이 있고,

사진이 있고,

요청이 있으면

일단 해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업을 오래 한 사람들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쉽게 “해드릴게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실력이 부족한 디자이너일수록

모든 요청을 받아들이려 한다.


거절하면

실력이 없어 보일까 봐,

까다로운 디자이너로 보일까 봐,

손님을 놓칠까 봐

불안해한다.


그래서

안 되는 머리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 선택은

결국

더 큰 문제를 만든다.

모질이 버티지 못하는 시술,

두상에 맞지 않는 커트,

손상도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처음부터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하지 못한 결과는

언제나 비슷하다.


머리는 망가지고,

디자이너는 변명하게 되고,

고객은 상처를 받는다.

오래 남은 디자이너들은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상태에서는 어렵습니다.”

“이 머리에는 다른 방향이 더 좋습니다.”

“이건 해드릴 수 없습니다.”


이 말은

자신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안 됩니다’라는 말은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선택이다.


그 말 한마디에는

모질에 대한 이해,

두상에 대한 판단,

약에 대한 지식,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이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이 말을 하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말하는 디자이너에게

고객은 더 오래 남는다.


무조건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머리를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신뢰는

맞춰주는 데서 생기지 않는다.

지켜주는 데서 생긴다.

미용은

서비스업이지만

비위를 맞추는 일이 아니다.


안 되는 걸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가

디자이너를

기술자에서

전문가로 만든다.


그리고

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의 창업은

언제나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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