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하는 디자이너가 오래 간다

한달 된 머리라고 1cm씩 잘라야한다는 생각을 버려요.

by 세하

미용을 시작하면

대부분은

더 하려고 애쓴다.


컬을 더 강하게,

레이어를 더 많이,

볼륨을 더 크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선을

넘어서서라도

결과를 확실히 보여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 업을 오래 한 사람들을 보면

정반대다.


그들은

의외로

덜 한다.

연화를

끝까지 보지 않는다.


컬이 나오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멈출 줄 안다.


조금 부족해 보여도

모질이 더 버틸 수 있을지를

먼저 계산한다.


왜냐하면

미용에서

망가지는 건

항상 ‘조금 더’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컷도 마찬가지다.


처음 디자인 욕심이 앞서면

가위가 멈추지 않는다.


정리하면 더 예쁠 것 같고,

한 번 더 치면 완성될 것 같아서

계속 손이 간다.


하지만

두상은

가위질의 개수를 기억한다.


덜 친 머리는

시간이 지나도 버티지만,

과한 컷은

바로 무너진다.

오래 남은 디자이너들은

머리를 보며

이 질문부터 한다.


여기서 더 하면 좋아질까,

아니면 망가질까.


그리고

망가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멈춘다.


그 멈춤이

기술이다.

실력이 부족한 디자이너일수록

과하다.


약도 과하고,

컷도 과하고,

설명도 과하다.


왜냐하면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확신이 없을수록

행동이 많아진다.


반대로

확신이 있는 사람은

손이 짧다.

미용은

더 하는 직업이 아니라

덜 해도 되는 순간을 아는 직업이다.


그 기준은

경험과 공부에서만 생긴다.


그래서

이 일을 오래 하려면

기술을 늘리기보다

욕심을 줄이는 연습을

먼저 해야 한다.

덜 하는 사람은

망치지 않는다.


망치지 않으니

수습할 일도 적고,

몸도 마음도

덜 닳는다.


그래서

결국 오래 남는다.

미용에서

실력은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멈출 수 있느냐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만이

이 업을

오래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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