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없는 고백

by 세하

잉크도 마르지 않은 마음의 기록

접히고 또 접힌 마음의 편지들


누가 먼저 펼쳐볼까

누가 모른 척 베껴갈까

서랍 깊숙이 숨겨둔

말하지 못한 문장들


종이 위에 닿기 전까지는

모두, 내 것이었다


뜯긴 모서리의 손 편지는

어느새 타인의 무용담이 되고

마른 눈물 자국 위엔

낯선 밑줄이 그어진다


내 그림자에

누군가 이름표를 붙이는 세상


서명 없는 마음은

아무 곳에도 걸 수 없다


내가 꾼 꿈인데

남의 일기장에 적혀 있다


그리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게 누구의 꿈이고, 누구의 마음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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