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온도계

진심의 온도는 몇 도인가

by 세하

어떤 이는

자신이 가진 마음만큼의 온도만, 정확히 내보였다.

50도의 온도.


그는 늘 차분했고, 과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끔 서운했지만—

막상 내가 가장 추울 때,

그 사람의 온도는 조용히 곁을 데워주었다.


또 어떤 이는

언제나 100도의 온기를 흘렸다.

사실 그의 마음은 70도였지만

온도계는 100도인 척 웃고 있었다.


나는 조작된 온도를 진심이라 믿고 싶었다.

70도의 마음은, 매 순간 감동 같았고

그 온기는 유난히 따뜻하고도 뜨거웠다.

하지만 내가 얼어붙던 어느 날,

그는 남은 30도의 미움을 꺼내 들고

순식간에 등을 돌렸다.


그제야 알았다.

진심은 순간의 열기가 아니라,

끝까지 식지 않는 마음이었다.


온도계.png

#위선 #상처 #믿음과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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