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삶이란—

by 세하

발가락, 손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며 빠져나가는 고운 모래들은 무르팍마저도 적당한 온도로 감싸줬다


부서지듯 출렁이는 파도소리가

캐스터넷츠처럼 유인한 자리엔 작게 고인 물 웅덩이하나, 발등 위로 자작하게 차오르는 시원함을 고개 숙여 바라보았다


멀어져 가는 파도 따라 걷다 보니

나도 몰래 밟아버린 조개껍데기.

내가 아픈 건지 널 아프게 한 건지 알 겨를도 없이

까맣고 부드러운 진득함이 무릎까지 삼켜버렸다.


저기 멀리 빛처럼 달려오는 하얀 실루엣.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손.

그 손을 웅켜잡고 다시 걸었다.


조개도 만져보고,

한번 더 빠져보고.


그리고 계속 걸었다.


끊어질듯한 허리춤,

까맣게 변해버린 몸뚱이.


그래도 계속 걸었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시끄러운 파도소리.

뭐가 그리 신나는지 함박웃음 머금을 때

온몸을 감싸오는 시원하고 따뜻한 온기.


조용히 눈을 감고 몸을 눕혔다.


둥둥 둥둥

찰랑찰랑


귓속으로 간지럽히는 작은 속삭임


고생했어

고생했어


사느라고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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