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와 열쇠

오래 묵은 마음 앞에서

by 세하

집 앞 자전거 보관틀에

자전거 한 대가 서 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오래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잊힌 듯,

그렇다고 완전히 잊히지는 않은 채,

두꺼운 먼지를 이불 삼아

혼자서 잘도 버티고 있다.


버려야지.

아니, 고물상에라도 팔아야지.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오늘은 정말 보내주려고

열쇠를 들고 자물쇠 앞에 섰다.


손대기도 싫을 만큼

자물쇠는 녹슬고 변해 있었다.

열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었다.


역시나 말썽이다.

녹슬 대로 녹슨 자물쇠는

열쇠를 받아줄 턱이 없다.


억지로 부숴내는 것도

결국 포기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한 건,

녹이 아니라

내 마음 쪽이었다는 걸

조금 늦게 깨달았다.


자물쇄.png


#비워지지않는마음 #버려야하는때 #때를놓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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