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묵은 마음 앞에서
집 앞 자전거 보관틀에
자전거 한 대가 서 있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오래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다.
잊힌 듯,
그렇다고 완전히 잊히지는 않은 채,
두꺼운 먼지를 이불 삼아
혼자서 잘도 버티고 있다.
버려야지.
아니, 고물상에라도 팔아야지.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오늘은 정말 보내주려고
열쇠를 들고 자물쇠 앞에 섰다.
손대기도 싫을 만큼
자물쇠는 녹슬고 변해 있었다.
열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었다.
역시나 말썽이다.
녹슬 대로 녹슨 자물쇠는
열쇠를 받아줄 턱이 없다.
억지로 부숴내는 것도
결국 포기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었다.
손을 대지 못한 건,
녹이 아니라
내 마음 쪽이었다는 걸
조금 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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