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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hnsucht Jun 01. 2022

02. HELLO(安寧) ORGAN 1.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

HELLO(安寧) ORGAN 1.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오르간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롯데콘서트홀(2036석)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대한민국에서 현재로서는 이 오르간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 5000여 개의  파이프와 68개의 스톱(Stop: 악기의 음색을 결정하는 음색 선택 장치)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작은 1845년 설립된 오스트리아 Rieger 가 맡아 2년 정도 제작기간을 두고 25억 원을 들여 2016년 건축되었다. 그 이후 롯데 콘서트 홀에서는 다양한 기획과 공연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소개함은 물론 연주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가슴 뻥 뚫리게 들을 수 있는 연주홀이 생겨났다니,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반갑고 고맙기까지도 한 그곳이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은 전면에 보이는 파이프 본체와 그 안에 수많은 파이프들이 보이지 않게 있고, 합창석 뒤쪽으로 오르간 연주대가 파이프와 한 몸으로 되어 있어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청중들은 오르가니스트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구조이다. 이는 대부분의 교회와 성당 또한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고,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명동성당이나 성공회 성당을 떠올려 보면 입구로 들어가서 몇 걸음 제단 앞쪽으로 직진 후 뒤로 돌아 위쪽으로 고개를 들면 파이프 오르간 전면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결국 오르간 소리는 청중들이 제단 쪽을 바라보고 앉으면 귀 뒤편으로 소리가 들리게 되는 구조인 셈이다. 자~이제 무대 중앙으로 시선을 옮겨 보도록 하자.


청중들과 마주하는 무대 가까이에서는 오르간의 가장 큰 특징인 발 건반대(Pedal Board)를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였다. 즉, 무대 중앙으로 케이블을 통해 연결한 시스템은 독주회는 물론 합창 연주에서도 오르간을 필요로 할 때 오르간이 배치되어야 하는 자리이동이 용이한 구조로 되어있어, 중앙으로 옮겨진 오르간은 연주자가 관객과 마주 하거나 또는 가까이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기도 하고, 오르간이라는 악기를 처음 접한 이들은 이 부분을 가장 신기해하기도 한다.

합창석 뒤에 위치한 오르간 연주대에서 바라본 객석사진으로 Vineyard 형태를 롯데콘서트홀 | 개인소장 사진

롯데 콘서트홀이 개관된 이래로 세계 각국 많은 오르가니스트들이 방문을 하였고, 그 시리즈는 계속되고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COVID-19으로 인해 내한하기로 하였던 연주자들의 계획이 모두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19년 12월 5일 영국 출신의 여류 오르가니스트인 Jane Parker-Smith (1950-2020)의 초청연주 이후 2년 6개월 만에 2022년 5월 10일 영국의 David Titterington 이 한국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고, 그는 멘델스존을 제외한 8명의 영국 작곡가들의 오르간 작품을 레퍼토리로 하여 롯데콘서트홀에서 초청 연주를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 블루로 인하여 움츠러든 마음들이 음악을 통해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는 순간들이 이 연주홀뿐만 아니라 특별히 음악을 연주하시는 분들에게도 많은 기회와 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또한 파이프 전면의 모습부터 압도적으로 뿜어 나오는 에너지와 파워에서 오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서 연주를 감상할 수 있기를 추천한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외국에 계신 스승님들과 지인 분들의 안위가 걱정이 되어 무사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갑자기 두 분이나 하늘나라로 가시게 되어 아직도 믿기지 않는 그리움에 헛헛하여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다음 기록은 2019년 12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초청되어 연주를 마친 영국 출신 여류 오르가니스트 Jane Parker-Smith​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싶다. 어느덧 지나버린 2년, 지난 5월부터 그녀를 추모하기 위한 크고 작은 음악회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그리스人 친구한테 듣기도 하였다. 영국에서 꼭 다시 보자고 인사하였지만, 지금은 만날 수 없게 되어 그 아쉬움이 너무 큰 6월 그녀를 추모하고 싶은 나의 작은 마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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