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와 Aug 11. 2023

고객을 지치게 하는 Lock in 전략 또는 전술

Lock in(이후 락인) 전략은 고객이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쉬운 예로 회사 근처 커피숍에 가면 스탬프카드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도 일종의 락인 전략이다. 심리적으로 더 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려고 도장을 2개 찍어주기도 한다. 이 안에서도 도장을 미리 찍어둔 스탬프카드를 고객에게 주는 것과 커피숍 주인이 특별 손님으로 대우하면서 그 자리에서 2개를 찍은 후 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흠... 옆으로 샜다. 하여튼 B2B든 B2C든 많은 회사가 고객을 붙들어두고 싶어한다. 오죽하면 큰 돈을 들여 'Customer Retention project'를 할까. 지금부터 말하려는 건 장기적으로 고객을 지치게 하는 락인 전략이다.


습관을 길들이게 하는 C App(이후 앱)이 있다. 취지도 좋다. 사람들이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방법도 좋다. 돈을 걸고 습관 미션을 성공하면 원금 회수 및 추가 상금을 받을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앱 사용자 10명이 1만원씩 걸고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약속을 했다. 2주 후 9명이 성공하고 1명이 실패했다. 그러면 실패한 1명의 1만원을 나머지 성공한 9명이 나눠 갖는 구조다. 근데 실패했다고 1만원을 다 뺏기면 기분이 상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실패자는 미션을 몇 프로 이상 성공했는냐에 따라 뺏기는 금액이 달라진다. 그래서 성공자들은 생각보다 상금이 크지 않다. 아니 정말 작다. 2주간 아침에 일찍 일어나 스마트폰을 켜고 인증 사진을 찍은 뒤 앱에 업로드하느라 신경 쓰고 시간도 쓰는데 상금은 보잘 것 없다. 1만원 정도 돈을 걸고 2주동안 열심히 미션을 수행해도 상금은 약 100원 밖에 안된다.


문제는 상금을 출금하려면 3천원 이상부터, 최소 3천원 단위로만 출금이 가능하다는 것. 언제 3천원을 적립한단 말인가? 30만원을 걸고 한 번만 성공하면 3천원이 되지 않냐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수의 사람들(적어도 내 주변)은 이런 앱에 30만원을 예치하고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1만원에서 3만원 정도 예치하고 이용한다.


<2125원이 부족한 상금>


C App은 3천원 단위의 출금 덕분에 고객 락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아직 3천원에 못 미치는 누적 상금 때문에 기분만 상하게 된다.


So what?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성 또는 선하고 좋은 브랜드 때문에 우리를 선택하게 해야지, 우리 걸 더 열심히 이용해야지만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고 하면, 나 같은 사람과의 관계는 오래 가기 어렵다.


<+ 글 올리기 전에 추가>

앱을 삭제하려고 한 번 둘러보다가 새로운 기능을 발견했다. 모아놓은 누적 상금을 이용해 '뽑기'를 할 수 있다. 뽑기의 종류에 따라 소진되는 포인트는 다르다. 커피는 50포인트, 2만원 상품권은 100포인트. 당첨확률은 게임 회사의 아이템 강화 성공률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참... 안타깝다.


- 끝 -




매거진의 이전글 신문을 많이 보면 아니 정독하면 성공할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