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전에 돌아와야해 기다릴게

4월

by 결화



때 이른 봄의 꽃이 조용히 다가오는 너를 맞이하려고 얼굴을 내밀었어.

안녕? 이번에도 잊지 않고 돌아와 주었구나. 설레는 마음을 내 두 손에 가득 담았어.

나의 겨울은 추웠고, 고독했어.

부지런히 날 향해 걸어오던 너는, 날 발견하고 멈춰 서서 짧게 숨을 삼켰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은 의미 없었고 또 어떤 날은 잠깐의 따뜻함을 너로 착각하고 마음이 들떴었지.


4월아, 나는 봄으로 와서, 봄으로 가고 싶었어.

넌 나를 품고 세상에 보내주었지. 모든 세상이 내게 다정하고 친절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이 당연해서 맑은 웃음 잃지 않길 바란다며 온 세상을 너의 벚꽃으로 물들였잖아.

뜨거운 여름에 녹아내린 다리와 차갑다 못해 말라버린 손으로 버티다 보면, 너는 나를 바람으로 일으켜 세워주었어.


모두가 비밀로 하던 사랑을 너만은 나에게 알려주고 떠났지.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그 사랑을 훔치려 다가왔고, 그 무한함에 질려 도망치기도 했어.

너의 품처럼 따뜻할 줄 알았던 사람들은 내 온도에 놀라 서둘러 떠났단다.

나눠주려던 꽃가지는 아직 내 손에 한아름인데, 내 눈은 그 빈자리를 발 밑에 떨어진 꽃잎을 공허하게 바라보았어.


그때부터 내가 속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거야. 그래.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어.

세상에 내려가 봄이 되어주길 바란 넌 사실 날 이곳에 버린 거였을까.


4월아 난 그때부터 초라한 사막이었어.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잡초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황량한 땅에 나를 심었어.

뜨겁고 건조한 그곳도 나를 말려내지 못하고, 모래산을 옮기는 바람마저도 어쩌지 못하기에

나는 결국 울어버렸고 내가 흘린 물웅덩이로 가라앉았어.


이를 가엾게 여기던 바람은 힘없는 내 손을 붙잡아줄 사람을 데려와주었어.

그들은 이 온기에 놀라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았어. 그저 내가 숨 쉬어주길, 다시 봄으로 살아주길 기도했어.


있잖아 4월아. 나는 또 생일이야. 네가 다시 와주어서 그들이 나를 태어나게 해 주어서 나는 한 달이 내내 생일이야.


이제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너에게 편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