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관사로 풀어보는 도시와 시골의 세계관
다시 앞에 나왔던 관사 붙이기의 메커니즘 다이어그램을 떠올려보자.
명사
├─ 셀 수 있는 명사
│ ├─ 단수
│ │ ├─ 일반적 단수 (a book)
│ │ └─ 특정적 단수 (the book)
│ └─ 복수
│ ├─ 일반적 복수 (books)
│ └─ 특정적 복수 (the books)
└─ 셀 수 없는 명사
├─ 일반적 (water)
└─ 특정적 (the water)
관사 a, an, the, 제로관사를 활용하는 데에 핵심사항 2가지를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 명사가 셀 수 있는지 없는지 보고, 셀 수 있다면 단수인지 복수인지 보라.
둘째, 명사가 불특정 일반 대상을 가리키는지, 한정적인 특정 대상을 가리키는지 보라.
불특정 일반 대상을 가리키는 부정관사+명사의 형태의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셀 수 있는 명사: a book, books/an umbrella, umbrellas…(단수와 복수형 2가지)
셀 수 없는 명사: water/bread/information…(한 가지뿐)
즉, a+단수명사, an+단수명사(모음으로 시작), 제로관사+복수형, 제로관사+셀 수 없는 명사
*제로관사란, 아무것도 붙이지 않는 관사를 의미한다.
한정적이고 특정 대상을 가리키는 정관사+명사 형태의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셀 수 있는 명사: the book, the books/the umbrella, the umbrellas…(단수일 때와 복수일 때 2가지)
셀 수 없는 명사: the water/the bread/the information…(역시 한 가지뿐)
우선 부정관사에 속하는 a, an, 제로관사와 정관사 the가 문장 속에서 어떤 식으로 쓰이는지 다음 예문을 통해서 비교해 보자.
I bought a hat and a coat. The hat was expensive, but the coat was cheap. 모자와 코트라는 일반 대상을 가리키고 단수이므로 부정관사 a를 붙였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내가 샀던 그 모자와 코트'라는 의미로 정관사 the를 붙였다.
My friend lives in an old house. There is a beautiful garden behind the house.
오래된 집이라는 일반 대상을 가리키고 house 앞에 old라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용사가 붙어 부정관사 an이 붙었다. 그다음 나오는 아름다운 정원도 일반 정원을 얘기하고, 이번에 나오는 house는 '내 친구가 사는 그 집'이라는 의미로 정관사 the를 붙였다.
A woman and some men were sitting across from me. I thought the woman was American and the men were French.
한 여자와 몇몇의 남자라는 일반 대상을 지칭. 단수 woman 앞에는 a, 복수 men 앞에는 제로관사를 붙여 부정관사를 표현했다. some은 관사가 아니라 수나 양 개념을 나타내는 형용사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내 앞에 앉아있는 그 여자와 그 남자들'이라는 의미로 정관사 the를 붙였다.
a, an, 제로관사로 구성된 부정관사가 붙는 명사들은 '세상 많은 것 중 하나 혹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그 속성'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I have a camera. (카메라라는 물체 하나를 가지고 있다)
Alex sat down on a chair. (아무 의자 하나에 앉았다)
Lucy is looking for a job. (일 하나를 구하는 중이다)
Is there a bank near here? (아무 은행이나 근처 있는지)
Seoul is an interesting city. (흥미로운 도시 중 하나)
They are students. (일반적 학생을 의미)
There are a lot of cars in the parking lot. (일반적 차를 의미)
반면에, 특정하거나 한정된 대상을 나타내는 정관사 the는 지칭하는 바가 분명하고 한정되어 있다.
I'm going to fix the camera. (내가 소유한 그 카메라)
Alex sat down on the chair nearest the door. (문에서 가장 가까운 그 의자)
Did Lucy apply for the job that I recommended to her? (내가 추천한 그 일)
We enjoyed our vacation. The hotel was really nice. (우리가 머물렀던 그 호텔)
Seoul is the capital of South Korea. (유일한 수도)
They are the smartest students in the class. (가장 영리한 학생 그룹)
I washed the car yesterday. (내가 소유한 그 차)
다음 예문에서는 부정관사와 정관사를 나란히 비교해 보자.
Flowers are beautiful. 복수명사 앞에 제로관사. 세상의 모든 꽃 혹은 꽃을 총칭.
I like your garden. The flowers are beautiful. 네 정원에 있는 꽃들만 의미.
I don't like hot weather. 셀 수 없는 명사 앞에 제로관사. 더운 일반 날씨.
The weather is nice today. 오늘에 한정된 날씨.
We don't eat meat very often. 셀 수 없는 명사 앞에 제로관사. 고기 일반.
The meat we ate last night wasn't very good. 어제 먹었던 그 고기.
정황상 지칭하는 바가 분명할 때, 특히 방, 집, 동네, 도시, 나라라는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것을 지칭할 때는 정관사 the와 함께 쓴다.
(방 안) the door, the ceiling, the floor, the light…
(집 안) the roof, the garden, the yard, the kitchen, the bathroom…
(동네) the post office, the bank, the pharmacy, the movie theater…
(도시) the station, the airport, the police station, the mayor's office, the city hall, the hospital…
(나라) the government, the council office, the army…
예문을 보자.
Where's Mike? – In the kitchen.
Turn on the light, please.
Don't sit on the floor.
Where is the bathroom?
I took a taxi to the station.
Carol wasn't very well. She went to the doctor.
유일한 것에 the를 쓴다.
What is the name of this town? (이름은 보통 하나만 존재)
Who is the best player on your team? (최상급은 유일한 존재)
My apartment is on the second floor. (순서에서 유일한 두 번째)
Where is the nearest bank? (가장 가까운 은행만)
The Earth goes around the sun, and the moon goes around the Earth. (자연 속 유일한 존재)
We looked up at all the stars in the sky. (자연 속 유일한 존재)
Don't swim in the sea. (자연 속 유일한 존재)
자연에 존재하는 유일한 대상에는 the를 붙인다.
the sun, the moon, the sky, the stars, the earth, the solar system, the sea, the universe, the world…
서수(first, second, third..)와 최상급(nearest, most interesting…)으로 수식되는 명사에는 보통 정관사 the가 함께 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예외 사항이 많은 영어를 공부할 때는 '무조건'으로 규칙을 외우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 늘, 예외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야 한다.
서수나 최상급이 붙었지만 정관사 the를 쓰지 않은 경우들을 보자.
a first child (장남/녀인 한 사람)
a last name (성씨 중 하나)
a second chance (두 번째로 주어진 또 하나의 기회)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제2 언어 중 하나로서의 영어)
Without a second thought (어떤 두 번째 생각 없이 – 즉 신중하지 않았음을 의미)
a best seller (베스트셀러 중 하나)
Isn't that what a bestfriend for? (베스트프렌드가 좋다는 게 뭐냐)
위의 경우들은 서수나 최상급이 관용적으로 붙어 하나의 어휘가 된 경우들이다. 그러니 무조건 명사 앞에 서수나 최상급이 나온다고 the라는 공식은 틀리다.
Do you live in a city or in the country?
(도시에 살아요, 시골에 살아요?)
이 문장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상하게 느낄 것이다. 왜 city 앞에는 a가 붙고, country 앞에는 the가 붙었을까? 둘 다 같은 장소인데 말이다.
바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만났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단어가 처음 생겼을 즈음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영국 땅에 아주 오래전 살던 사람들에게 도시와 시골은 어떻게 다가왔을지 상상해보자.
지금이야 시골 구석구석까지 지명이 붙었고 행정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고대 시대에 도시란 성곽으로 둘러싸인 그 안을 도시라고 불렀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듬성듬성 존재했고, 나머지 땅이 시골이었다.
즉, 영국이란 지도에서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로 점을 찍고, 점을 제외한 나머지 땅이 시골인 것이다.
도시는 여러 개가 존재했다. London도 도시, York도 도시, Canterbury도 도시. 그래서 a city, 즉 '도시 중 하나'가 된다.
하지만 시골은 유일했다. 도시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땅. 그 광활한 대지 전체가 바로 '시골'이었다. 그래서 the country, 즉 '그 유일한 시골'이 된 것이다.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던 사람들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는다. 관사 하나에도 고대 영국인들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했는지가 숨어 있다. 도시를 여러 개 중 하나로 본 시선과, 시골을 하나의 거대한 전체로 본 시선.
이제 "Do you live in a city or in the country?"라는 문장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