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미널 코앞의 관광호텔을 나서 길가로 걸어 나갔다. 한쪽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자 둘이 나를 힐끗 쳐다봤다. 모르는 사람과 아침 인사를 나눌 표정은 아닌 것 같았고, 난 택시를 불러야 할지 고민했다. 마침 택시 한 대가 잠을 자듯 정차해 있었다. “타도 되나요?” “물론이죠.” 다행히 기사 분은 반색했다. 가야 할 중학교 이름을 말하자, 기사 분은 그 학교에 무슨 일로 가냐고 궁금해했다. 본인의 아들이 그곳 학생이라고 한다. 프리스타일 랩도 하고 대중음악 교양 강연을 한다고 얘기했더니, 나에게 더 관심을 보이신다.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 랩을 종종 듣는 거 같다며, 친구들이랑 떠드는 걸 들으면 말이 험하다고 했다. 잠시 난처했다. 무어라 대답하면 좋을까. “오늘 아드님이 제 강연을 들으면 좋겠네요. 랩이란 게 원래는 모두를 즐겁게 하는 대화로 시작한 건데요.” 나는 뒷좌석에서 즉흥 랩을 20초 동안 들려드렸다. “와, 랩을 그렇게 하는 거군요!” 학교에 도착할 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고, 나는 기사 분의 이름을 핸드폰 메모장에 받아 적었다. 내리기 전에는 명함을 한 장 드렸다. 택시를 탔을 때,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던 영어 노래도 느긋한 아침에 어울리는 곡조라서 모든 게 완벽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그날 강연 대상이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이어서 2학년은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