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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Nov 05. 2020

매일 일기만 써도 달라지는 나

오늘도 나를 하는나

약대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20대 중반의 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장부터, 나의 찬란한 30대를 책임져 주고 있는 나의 일기장들. 하루에 한 장 일 년에 한 권씩 차곡차곡 완성되어갔다.  

머나먼 싱가포르로 이사를 갈 때도 소중한 물건들 사이에  정리되어 이사를 갔다가 왔다. 나의 하루를 기록해주고 기억하게 해주는 매일 일기 쓰기는 어느덧 나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일기를 쓰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일기를 쓰며 많은 것이 달라진다. 매일 쓰는 일기이지만 매일 다르다. 매일 같은 하루 같지만 매일 다른 하루를 살기 때문이다.


매일 일기만 써도 달라지는 나. 가능하다. 만약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원하고, 바라고, 꿈꾼다면, 오늘 당장 일기 쓰기를 시작하라고 말해 주고 싶다.


어떻게 매일 일기만 써도 달라질까?  20대 중반, 공부만 하다, 연구만 하다 사회초년생이 되었다. 어린 동양 여자 사람으로 미국 대기업에서 시작된 제약회사 커리어,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 할까? 막막하던 시기였다. 아무도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거라고 가르쳐 주지 않았던 30대를 통과하며 10년이 지나는 시간을 지나오면 매일 일기를 쓰면서 나름대로 내가 터득한 방법? 공식 같은 게 생긴 것 같다.

원래 To do list - 오늘의 해야 할 일을 만들고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길게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씩 해가면서, 내가 한 일에 과감히 줄을 쭈욱 그으면서 느끼는 성취감. 그렇게 긴 리스트들을 만들고 하면서 내가 뭔가 열심히 살고 있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길어지기만 하던 그 오늘의 해야 할 일들은 나의 발목을 잡았고, 그 리스트가 줄어지는 속도보다 길어지는 속도가 길어질수록 점점 나의 하루가 재미가 없어졌다. 하루가 벅차고 힘이 들었다. 그 길고 긴 리스트들은 시작도 하지 않은 나의 하루를 부담스럽게 만들었고 결국 나를 뒤쳐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현실감 없는 효율적이지 않은 스트레스만 주는 리스트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난 긴 리스트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이것도 내가 매일 일기를 쓰면서 알게 된 나의 하루이고, 나의 시간이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다음엔 나의 시간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


매일 일기만 써도 달라지는 나를 원하고 바라는 매일 일기 쓰기. D.R.U.G

D. Do Dream. 꿈꾸는 미래의 나의 모습을 위해 나는 오늘 언제 어떤 일을 했는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그 꿈을 위해서 언제, 얼마나, 어떤 일을 하였는가? 매일 물어봐야 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가고 있는지를 꼭 잡고 가야 한다. 내가 가고 싶은 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하루였다면, 힘들었던 하루도 이유가 있는 힘듦이다.


R. Routinize healthy Habits to live today.   좋은 건강한 습관은 건강한 하루를 만든다.  운동 하기, 물 마시기, 명상하기, 스트레칭 하기, 좋은 것은 해보고, 안 좋은 것은 하지 않고, 내가 나를 건강하게 만들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습관을 지켜내는 연습을 한다. 몸, 마음, 정신을  들여다 보고, 보살펴 준다. 반짝반짝 빛나게 오늘을 살아야 한다. 좋은 내일이 있으려면 좋은 오늘을 살아야 한다.


U. Unstoppable. 멈추지 않는다. 천천히 꾸준히 한다. 작심삼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3일을 이라는 긴 시간을 극복하려 하지 말고, 하루, 1일만 해본다.  매일 조금씩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를 하는 것처럼, 자기 전에 일기를 쓴다. 매일 천천히, 꾸준히, 멈추지 않고 단 오늘만 열심히 해본다.


G. Gratitude. 매일 감사한다. 꿈은 담대하고 크게 품는다. 매일 감사는 사소하고 그냥 지나쳐 가버릴 수 있는 것부터 감사한다. 따뜻한 차, 적당한 익은 아보카도,  가을에 더 맛있는 사과, 스위치만 올리면 들어오는 전기, 잘 자고 일어나 퉁퉁 부운 눈으로 얼굴을 비비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내 사랑들, 보고 싶었던 친구의 문자, 프레젠테이션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동료, 꼭 읽고 싶었던 책을 읽을 수 있었던 10분의 시간, 엄마한테서 도착한 소포, 우연히 만나게 된 찰나에 지나가던 그림 같았던 노을, 결코 당연하지 않은 작고 큰 감사는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시작된다.


너무 감사하게도, 요즘 건강해서 종합 비타민 이외에 따로 챙겨 먹는 약은 없다. 매일 저녁 나 혼자만의 시간,

일기를 쓰는 시간은 나를 돌보고 챙기는 시간이다. 나에게 꼭 필요한 약을 먹는 시간과도 같다. 한 번이라도 아파본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약을, 꼭 필요한 만큼, 꼭 필요한 시간에 먹는 것처럼 중요한 일도 없다. 나를 돌보면, 나의 주변도 돌볼 수 있고, 건강하게 변한 나의 하루들은 나를 내가 원하고 바라는 나로 달라지게 한다.

매일 일기만 써도 달라지는 나. 가능하다. 만약 지금 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원하고, 바라고, 꿈꾼다면, 오늘 당장 일기 쓰기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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