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시작
"올해의 시작"이었던 2021년 1월 1일 희미하게 기억나는 것도 있고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들도 있다.
하와이에 살고 있던 친구가 크리스마스를 부모님과 보내기 위해 돌아와서 만나기로 했었다. 크리스마스이브날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렸다. 아빠를 잃은 슬픔과 아빠를 떠내 보내야 하는 상실감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어떤 말로 위로를 할 수 있을까? 그 슬픔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어설프게 너 지금 힘든 것 이해해, 힘내... 어떤 위로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그녀 옆에 한참 동안 서있었다. 뛰어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일상적인 얘기를 하며, 그녀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같은 곳을 보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었다.
늘 꿈꾸는 우리 이기에, 갑자기 흥분을 하며 2021년 또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하나? 머릿속에 기획 지도가 그려지는 듯 신나게 얘기를 하는 그녀의 얼굴에서 자연스러운 웃음이 드리운다.
그래 이거지, 웃을 수 있으면 웃으며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거지... 슬프다고, 아프다고, 웃지 않을 필요는 없는 거다. 한동안 그렇게 그녀와 걸으며 2021년 첫째 날 2021년을 꿈꾸고 기획하며 보냈다.
한참 동안 괜찮지 않을 것을 알지만, 괜찮을 거야...라는 말은 입에 머금고, 대신 꽃향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예쁘게 만들어진 부케를 안겨 주었고,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다크 초콜릿과 달달 구리 스낵이 가득들을 가방을 건네주었다. 오랫동안 초콜릿이 많이 필요한 날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런 날들 아무것도 안 하지 말고, 초콜릿을 들어 입안에 넣었을 때, 소중히 엄선해서 고른 초콜릿의 쌉쌀 단맛에 그녀가 웃을 수 있는 이유가 되기 바란다.
12.01.2021
12월 한 달간 하루에 한 주제로 짧은 글을 올리면서 한 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마지막 달 첫째 날에 태어나서 인지 애틋한 12월 1일, 무엇을 시작하기보다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 마지막 달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 이기에 12월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