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특별한날
오늘... 이 올해의 특별한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코지 한 양말을 신고, 커피를 마시러 키친으로 내려간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 달빛이 큰 창을 통해 비추어 내리고 밖에 나가면 별도 보일 시간이다.
따뜻한 커피를 들고 책이 가득 쌓아져 있는 테이블 앞에 앉는다.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하고, 메모를 하거나 글을 쓴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커다란 물통을 채우고 집을 나선다.
로잉을 하고, 리프트를 하고, 달리기를 하고 한 시간을 몸을 움직이다 보면
추워서 정신 못 차리며 달려갔던 곳을 민소매 차림으로 달려 나온다.
좀 더 따뜻했으면, 좀 더 추웠으면, 좀 더...라는 말은 입에서 꺼내지 않는다.
오늘을 지나가는 중이다.
오늘 처음 만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 들이다.
운이 좋으면 해가 떠오르며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하늘을 만난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부터 조금씩 밝아진다.
붉은색이 너무 어두워 푸른 그곳을 밀어 내기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찰나의 순간의 행복을 눈에 가득 담는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눈과 손이 바빴다가, 귀와 입이 바빴다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시간에 파도에 휩쓸려서 지나간다. 자칫 잘못하면 큰 파도에 휩쓸려 여러 번 구르기도 하기에 정신을 차리려고 메모를 하고 커피를 리필한다. 한 번에 하나씩밖에 하지 못하는데,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모래처럼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은 일, 어려운 일, 힘든 일은 알아서 치워주신다.
오늘도 한 번에 하나씩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들에 '매일 감사' '무한감사'라고는 설명이 안된다.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다 감당하게 하시는... 그리고 자꾸 더 큰일을 하게 하신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난 오늘, 많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일들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한다.
오늘 할 일은 오늘 한다. 오늘 나에게 믿고 맡겨진 일들 이기에...
나에게 맡겨진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사랑들... 모두 오늘 한다.
오늘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주는 것은 '지금을 감사'할 수 있는 은혜이다.
특별한 것 이어서 좋은 것이 아니, 그저 내가 마주하는 오늘을 맘껏 감사하고 지나가는 일.
아무 탈도 없이 지나가는 하루는 지루한 일상이 아닌, 나의 신의 무한한 사랑이기에...
올해의 특별한 날은 바로 '오늘'이다.
12.25.2021
#올해의특별한날
12월 한 달간 하루에 한 주제로 짧은 글을 올리면서 한 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마지막 달 첫째 날 태어나서 인지 애틋한 12월, 무엇을 시작하기보다는 마무리를 해야 하는 마지막 달이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기에 12월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