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가 강한 여인
내 하루는 반복적인데, 절대 지루하지 않다. 아침에 비슷한 시간 일어나고, 묵상을 하고, 글을 읽고 쓰고, 달리고
아마도 내 삶을 단단하게 해주는 힘이 아닌가 싶다.
"내 삶의 리듬 : 나의 건강한 루틴"
1월 초 한국에서 고마운 책 선물이 도착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책,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019년 11월 내 인생 첫 하프 마라톤을 뛰고 나서, 달리기에 더 푹 빠져있었는데 정말 딱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 마음을 알아준 것 같아 더 감사한 선물이었다.
여러 가지 흔해 빠진 일들이 쌓여서 지금 여기에 있다. - 무라카미 하루키
한 장 두 장 읽어 내려가는데, 흥미롭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마라톤 선수라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두 가지다 하고 있는 사람이다. 멋있다! 유명한 일본 작가가 쓴 책의 한국 번역본 책이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영어 번역본도 있을까? 그래서 주말에 보물 2호랑 나의 아지트 라이브러리로 산책을 나갔다.
그곳에서 만난 영어본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그렇게 두 책을 동시에 읽었다.
나의 특이한 버릇. 원서를 읽어야 하면, 한국 번역본도 찾아봐서 두 번 읽기. 한국어로 읽을 때랑 영어로 읽을 때 다르게 반응한다. 작가의 모국어로 쓴 글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일본어로 읽었을 땐 어떨까 라는 호기심 생겼지만, 일본어는 하지 못하니, 편한 영어로 읽는 수밖에... 그래서 좋은 책들은 꼭 두 번 세 번 찾아서 읽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요즘 글을 쓰면서, 작년 여름에 읽었던, 이기주 작가님의 [글의 품격]을 다시 찬찬히 읽어보던 중, 그때는 보지 못하던 것이 또 보였다. "보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너무 신기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연결되어 있는 거 같아서,
작가들도 그렇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습관은 그의 소설만큼이나 널리 알려져 있다. 하루키는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집필실로 건너간다. 다섯 시간쯤 글을 쓰고, 오후에는 무조건 수영과 달리기를 한다. 특히 그의 달리기 예찬은 유명하다. 오죽하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쓴 것도 부족해 훗날 자신의 묘비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는 문장을 새겨달라고 했을까. P114, 말의 품격 - 이기주 작가
2020년 글을 쓰고, 내 인생 첫 마라톤을 도전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1월 신청해 놓은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는 코로나로 인해서 연기가 되어버리고, 뉴욕 마라톤 로터리 신청은 떨어져 버리고, 그래서, 코로나가 만들어 버린,
나 홀로 Virtual 뉴욕 마라톤을 신청하고, 트레이닝을 하는 중에 다시 한번 열어 봤다.
1."달리기는 내가 인생을 사는 가운데 후천적으로 익혔던 몇 가지 습관 중에 아마도 가장 유익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신경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 나의 몸이, 아침에 일어나서 달릴 때면, 감사하다. 오늘도 눈뜨게 하심에, 건강을 허락하심에, 오늘도 나 달린다. 오늘을 또 살게 하심에 감사하다.
2."나는 매일매일 달리면서, 또는 마라톤 경기를 거듭하면서, 목표 달성의 기준치를 조금씩 높여가며 그것을 달성하는 데 따라 나 자신의 향상을 도모해 나갔다." 그렇다, 매일매일 달리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나는 목표를 정하고,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목표 달성 기준치가 서서히 변한다. 그러면서 나도 같이 발전해 간다.
3.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 릴 것이다." 바쁘지 않은 하루는 없다.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는 바쁘다. 나의 하루 역시 바쁘다. 아주 바쁘다.15분씩, 30분씩 쪼개서 쓰는 시간. 그래서 미리 계획을 해야 한다. 미리 계획하지 않는다면, 매일 달릴 수 없다. 매일 아침 내 캘린더에는 달리기가 쓰여 있다. 일찍 시작해야 하는 날이면 그런대로, 좀 늦장 부릴 수 있는 주말 이면 그런대로, 그렇게 바쁘더라도 매일 한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도 아니고, 이기주 작가님도 아니다.
같은 것을 좋아 하지만, 공유 하지만, 나는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매일 쓰고, 매일 뛰는 작가이다. 나도 그 목적 하나를 위해 오늘도 걷지 않고 달린다.
"내 삶의 리듬 : 나의 건강한 루틴 - 나의 루틴이 나의 삶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