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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Oct 01. 2020

출장을 가면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일

2016 년 9월의 오스트리아 빈 (Wien)

내 전화기 안에 사진들,  2016년 9월 말 학회가 있어 비엔나에 출장을 갔었다고 알려준다.

2016년 일기장을 펴보니, "벌써 일요일이라고... 지금 Vienna, Austria로 가는 비행기 안이다."라고 시작한다.

필라델피아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 5,408 마일 대략 8,704 키로 거리이다.


일요일 두고 온 가족들은 애플 픽킹을 간다고 써놓은 것을 보니, 9월의 가을을 지나가고 있었다. 첫째는 4살 둘째는 9개월이다. 둘째를 출산하고 떠나는 첫 해외 출장. 둘째의 첫가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에 대한 긴장감 내가 두고 온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복잡하다. 가보지 않은 길, 해보지 않은 일, 하지 못 하는 일에 대한 긴장감과 복잡한 마음을 인정해준다. 그 복잡한 긴장감은 새로운 환경에서 이루어질 성과에 대한 설렘이고, 지금 내가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 내 앞에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다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에 나의 오늘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라고 내가 나에게 말해준다. 괜찮아.


해외 출장을 가면 하는 일이 있다. 호텔 근처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곳,

커피가 맛있는 로컬 카페, 책이 많은 곳, 약을 살 수 있는 곳들을 찾아본다. 아침이 되면 달려야 하고, 먹고 마시고, 읽고, 쉬고, 아프면 치료할 곳들을 알아둬야 한다.


시차 적응에 좋은 아침 달리기. 

비엔나에서 필라델피아 시차는 6시간이다. 아침 6시면 필라델피아는 이미 오후 1시. 다음날 일어나니 현지시간  6:45 AM이었다. 여긴 아침인데 오후인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가 아침이니, 아침에 하는 걸 한다.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새로운 곳에 시간을 따르는 게 더 쉬운 선택이다. 아침에 일어 나서 3마일을 뛰고 들어 왔다. 같이 달려준 동료가 있어서 더 오래 뛸 수 있었다.

“You can run longer with a friend."


시차 적응 모닝런


Day 2. 아침 6:05 AM 일어났다. 비엔나에 와있는 게 신기하기만 한 아침이다. 아침이니까 아침 달리기를 한다. 복잡하던 마음은 단순한 루틴을 따라간다. 오늘 오후에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뛰면서 정리를 해본다.

이미 준비는 끝났고, 달리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국회 의사당 앞
프레젠테이션 전

Day 3. 어제 프레젠 테이션 잘 마치고, 학회 시작 전 사전 미팅들이 끝나고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아침이다. 아침에 뛰고 시작해서 다행이다. 그렇게 시작하지 못했으면, 더 피곤했을 것 같다. 학회장 가는 길, 새로운 도시에 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하려고 한다. 조금이나마 더 로컬을 느끼고 싶어서..


드디어 약을 파는 곳을 찾았다.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본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이 뭐가 있는지도 보고, 그냥 그렇게 사람들의 치유가 시작되는 비엔나의 약국을 만났다.

Local Pharmacy


같이 출장을 오면 학회도 학회이지만, 같이 오래 일을 했던 동료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다. 선배 후배 워킹맘들과 동지애가 생긴다. 다들 좋아서 하는 일. 파이팅 넘치는 워킹맘 선배님들 한테서 배우는 게 많다. 서로 돕고, 의지하고 격려하며 가는 길.


학회 중간중간,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같이 하고, 디저트도 먹고. 평소에 잘 몰랐던 동료들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게 일하고, 쉬기도 하고 그런다.

주말을 끼고 오는 출장이면 더욱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일만 하게 될 수도 있는 출장 스케줄. 일만 할 수 없다. 일만 한다도 잘해 지지도 않더라.


Cafe Central - 카페 센트럴


Cafe Leopold Hawelka - 분위기 좋던 로컬 카페

향도 맛도 좋았던 커피. 출장 돌아와서도 한동안 즐겨 마셨다. 이 카페를 추천해 줬던 동료한테도 커피빈을 사다 줬다. 고마워.


Cafe Imperial : 카페 임페리얼에서 Schnitzel  

저녁은 슈니첼을 먹었다. 가서 먹어보라는 건 먹어본다.


Cafe Imperial ©SEINA


Cafe Sacher 카페 자허에서 유명하다는 자허 토르테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었다. 집에 가지고 갈 것도 하나 샀다.

Cafe Sacher - 카페 자허 ©SEINA
Cafe Sacher - 카페 자허 ©SEINA


2016년 이후 또 다른 모습으로 또 다른 동료들과 비엔나에 돌아갔었다.  변하는 것들과 변하면 안 되는 것들에 대래 생각해 본다. 같은 곳의 다른 . 다른 곳의 같은 .

시간이 흐르면 변해야 하는 게 있고, 변하면 안 되는 게 있다. 언제 어디서든 매일 감사로 시작해 본다. 나의 오늘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선택을 한다. 출장을 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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