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 연세대학교와 함께하는 글로벌 리더십 캠프

by 김유진

지난 2015년 12월. 나는 교감 선생님의 권유로 글로벌 리더십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방학 중 평일에 일정이 계획되어 있어서 학교를 빠질 생각에 설레기만 했다. 드디어 캠프 당일. 아침 8시 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출발했다. 기차를 기다리며 전 총학생회장 선배를 만난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겠다. 리더십 캠프를 가는데 딱 만나다니. 영화를 보며 2시간가량 달리다 보니 금세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은 많이 와봤지만 혼자 온 적은 없어서 주변이 아주 낯설었다. 겨우 집합장소를 찾아 충청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셔틀버스에 올랐다. 그새 벌써 친해진 청주에서 온 친구와 수다를 떨며 가니 덜컹거리는 버스 안도 놀이기구같이 재미있는 것 같았다. 우리 둘은 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캠프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선서문을 읽는 나..ㅎㅎ

그렇게 도착한 송도 캠퍼스는 생각보다 상당히 춥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리쬐는 점심의 햇살과 함께 기대감이 오븐의 빵처럼 따뜻하게 부풀어 올랐다. 방학이라 캠퍼스에 사람이 없었지만, 캠퍼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이곳이 바로 그 연세대학교라는 것을 실감시켜주는 것 같았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내가 참가 학생 대표로 선서문을 읽게 되었다. 결국, 진리관 건물 강당 구석 자리에서 같이 선서문을 읽은 같은 나이 여자아이랑 개회식부터 시작해서 첫 번째 강의가 끝날 때까지 앉게 되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또 다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이번 캠프에 모인 아이들이 모두 학생회장이나 학생회 임원이었기 때문에 대회를 나눌 때마다 다른 학교의 학생회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옆자리의 그 여자아이는 경기도에서 왔는데, 학교 급식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자기네 학교는 잔반 안남기기 운동으로, 잔반을 가장 적게 남긴 반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했다. 열정적인 영양사 선생님의 노력이라고 하는데, 우리 학교도 학생회 주도로 그런 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첫 번째 강의를 들었다.

첫 번째 강의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님이 진행해 주셨는데, 리더십에 대하여 정말 열정적으로 알려주셨다. 암벽 등반을 간 아버지와 딸, 아들이 사고로 절벽에 겨우 줄 하나로 매달리게 되고, 너무 무거워서 딸과 아들을 살리려면 아버지의 줄을 잘라야 하는 상황이 왔다. 아버지의 위에 매달린 아들의 입장에서 아래에 있는 아버지의 줄을 자르고 잘아야 하냐, 자르지 말아야 하냐는 심오한 질문에서 교수님은 리더의 ‘자기희생’에 대하여 설명해주셨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교수님이 남극을 처음 정복한 아문센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아문센이 남극을 정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전 답사를 철저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시시때때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글라스를 벗고 하늘을 봐..

다음으로는 금수저 개구리와 흑수저 할아버지 개구리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 이야기로 내가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 금수저 개구리가 비싼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할아버지께 자기 집 자랑을 했는데, 할아버지 개구리는 금수저 개구리에게 자기 집은 고래가 있는 블루 오션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때 할아버지 개구리가 금수저 개구리에게 고래가 있는 블루 오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냐는 질문이 우리가 대답해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손을 들었고,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개구리가 있는 블루 오션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금수저 개구리의 선글라스를 벗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선글라스를 벗고 하늘을 보면 푸른 하늘이 보이는데, 그 파란색이 할아버지 개구리가 사는 블루 오션의 색깔이고, 고래는 하늘에 떠 있는 새하얀 구름이 아닐까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수님이 박수를 치셨고, 자기가 연세대학교 입학 관리자라면 입학시켜 주시겠다고까지 해주셨다. 그 이후로 나는 캠프 내내 친구들에게 선글라스 개구리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유익했던 리더십 강의가 끝나고 점심을 먹었다. 2박 3일을 지내면서 모두 3곳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모두 아주 맛있어서 연세대학교에 입학해서 맛있는 학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 보이는 새하얀 구름이 아닐까요?


다음으론 SDGs에 대하여 강의를 들었다. SDGs는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약자로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라는 의미이다. 지난 2015년 9월 25일 UN에서 새로 기획된 목표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되었던 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에서 한층 발전된 새로운 목표이다. 지난 목표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만이 고려해야 할 문제였다면, 새로운 SDGs의 목표는 전 지구적 차원으로 모든 국가가 노력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경제, 사회, 환경이라는 3가지의 분야로 17가지 목표들을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17가지 목표에는 세부 공약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는 169개에 이른다. 나는 이번 캠프에서 환경 팀에 배정받아서 SDGs의 다섯 가지 환경 목표에 대하여 심화적으로 탐구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누어진 분야별 친구들과 함께 팀워크 활동을 하러 강당으로 이동했다.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춤 잘추는 나

서로 춤을 추며 인사도 하고, 짝짓기 게임 등 다양한 팀워크 활동으로 환경팀의 친목을 다졌다. 이후 우리는 조별 모임을 했다. 40명 정도 되는 환경팀끼리 한 강의실에 모여서 비전 맵핑 활동도 하고, 다시 한 번 친목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연세대학교 형, 누나들과의 고민 상담시간과 딥톡 시간도 보냈다. 이미 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생활을 하고 계신 형, 누나들의 조언을 들으며 내 고등학교 3학년 인생에 크나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째 날 밤, 처음 보는 3명의 친구들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어색함도 잠시, 대화 한 번으로 금세 친해진 우리들은 대화를 나누다 정신없었던 하루를 뒤로 하며 잠이 들었다.

강의와 비전 맵핑과 딥톡

둘째 날 아침, 우리는 이 행사를 주최하는 굿네이버스의 SDGs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굿네이버스가 SDGs를 위해 하는 일에 대하여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현지에 나가서 봉사도 하고, 현지에 기업도 만들어서 경제도 살리는 일을 하고 있었다. 지역조직의 욕구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일은 정말 의미 깊은 일인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라 졸았던 사람이 많았던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물론 나도… 오늘은 이번 캠프의 꽃인 Advocacy 활동이 있는 날이다. 목표별로 팀을 나누어서 각 목표에 대하여 탐구도 해보고, 토론을 통해 직접 해결방안도 찾아보는 활동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팀별로 탐구 결과를 재미있는 방법으로 표현하게 된다.

열정 설명

나는 17개의 목표 중 12번째 목표,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양식의 확립’에 대해 탐구하게 되었다. 8명의 친구와 함께 모여 연세대학교 영주 누나의 설명을 듣고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맡은 주제는 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까지 모두 아우르는 목표이기 때문에 탐구하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자유롭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팀원들과 더욱 열린 토론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기업,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서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나는 기업의 입장에서 공정 무역의 확대와 유통과정의 간소화와 기술 혁신으로 공정 무역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생각해보았고, 다른 친구들은 일상 속에서 음식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토론을 통해 재활용 쓰레기로 만든 제품을 브랜드화해서 소비를 늘리는 방안, 공정 거래 물품의 다양화로 소비자의 접근 기회를 늘리는 방안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왔다. 이런 좋은 방안들을 생각해낸 우리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우리는 이 방안들을 무대 위해서 3분 동안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토론하기 시작했다. 표현 방법이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토론이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몇 시간의 회의 끝에 공익광고 형식으로 우리의 방안을 표현하기로 했고, 한 번 방향이 잡히자, 굴러가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무대 구성이 술술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저녁도 먹지 않고 무대 연습을 한 우리는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게 되었다.

무대를 마치고 자축을 하는 사이 야식이 준비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열렬히 환호했다. 저녁도 먹지 않아서 배고픈 우리에겐 단비 같은 야식이었다. 이번에는 지역별로 모임을 했다. 충청도에서 온 친구들끼리 둘러않아 피자를 먹으며 이틀간의 활동 이야기도 나누고,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누니 피로도 잊는 듯 즐거웠다. 웃으면서 오늘은 그냥 잘 수 없다면서 손뼉 치고 웃는 친구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그렇게 숙소로 올라간 우리는 씻고 인원 점검을 하자마자, 그간 친해진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못다 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몇 시간 동안 떠드니 새벽 3시가 넘었지만, 점심이 되면 헤어지게 된다는 생각에 아쉬워서 더욱 즐겁게 놀았던 것 같다.


아침에 늦잠을 잤다. 늦게 잠을 잤으니 당연히 그러련만 하다. 여담이지만, 다른 방에서 잔 나와 내 친구 형석이 때문에 우리가 방에 없어서 난리가 났다고 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걱정하셨던 선생님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정신없이 씻고, 곧바로 폐회식을 하러 강당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많이 친해졌던 친구들을 떠나보내려니 너무 아쉬워졌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것 같았다. 폐회식이 끝나자마자 우리는 서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2박 3일 동안 우리를 지도해주신 연세대학교 형, 누나들과 굿네이버스 간사님들과도 헤어지기 아쉬웠다.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하며, 수능이 끝나면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하며 우리는 각자 케리어를 끌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것은 백번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운 것도 많고, 새 학기에 여러 친구와 형, 누나들의 응원을 받으며 동기 부여도 확실히 된 것 같다. 새로운 학기에는 이번 캠프에서 배웠던 여러 가지 교훈을 직접 실천해보려고 한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 우리 학교도 잔반을 남기지 않는 캠페인을 학생회 주도로 열어보고 싶고, SDGs의 목표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잘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내가 내 꿈을 이뤄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가 되었을 땐, 오늘을 생각하며 그때의 목표들은 얼마나 실현되었고, 2030년 새로운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지 탐구해보고 싶다. 새로운 2016년을 시작하며 뜻깊은 캠프를 보내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다. 이번 캠프에서 배운 교훈들을 절대로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SDGs의 목표가 모두 이루어진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