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생각 #03: 몰입

몰입은 나를 다시 데려오는 길

by 카이세이

한동안, 아무것에도 진심으로 빠져들지 못했다.


몰입은 사랑에 빠진 상태와 같다. 오직 하나에 집중하며, 다른 모든 생각이 사라진다. 그 순간, 세상은 고요해지고 나는 가장 안정된 상태가 된다. 그런 몰입은 내게 가장 깊은 쉼이자 회복이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몰입을 좀처럼 경험하지 못했다. 일 때문인지, 감정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은 자주 흐트러졌고, 예전처럼 고요하게 명상에 집중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삶은 조금씩 메말라갔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사진을 찍고,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이어붙이는 이 작업은 하나의 소우주를 창조하는 일이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그 행위는 내게 큰 즐거움을 주었고, 나를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이제 브런치스토리까지 이어졌다. 매일 조금씩 써 내려가는 이 시간들은 내 삶에 작지만 분명한 몰입을 선사하고, 말라가던 마음에 촉촉한 쉼표를 찍어준다.


몰입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대단한 목표나 성취가 없어도, 내가 온전히 빠져드는 순간이 바로 몰입이다. 나는 지금, 그 순간들을 글쓰기를 통해 다시 찾아가고 있다. 한 줄, 한 단락씩 나를 탐색하며 채워가는 이 과정이 곧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시간이다.


몰입은 결국, 나를 다시 나에게로 데려오는 길이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천천히 나를 회복하고 있다. 한 문장, 한 문단씩. 이것이 지금 내 삶에 가장 필요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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