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생각 #04: 징크스

첫 키스처럼 선명한 순간

by 카이세이

징크스는 '첫 키스'와 같다.

첫 키스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없다면 상상해도 좋다.


나의 첫 키스는 일산 호수공원이었다. 상대는 밝히지 않겠다. 늦은 저녁, 산책로 중간의 어느 벤치, 적당히 차가웠던 바람, 문을 닫을 시간을 알리는 소리. 모든 감각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나의 첫 키스의 기분은 마치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었달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이처럼 우리는 인상 깊은 일이 있을 때 그때의 온도, 조명, 습도, 흘러나오던 노래, 심지어 숨소리까지 기억해낸다. 그러고는 언젠가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게 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 믿음이 바로 징크스의 출발점이다.


나에게 그런 기분을 안겨주는 순간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공간’을 볼 때다. 특히 현관. 본가에 살 때부터 현관은 무조건 깨끗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도 유난스러울 정도로 현관을 집착하듯 정리한다. 그리고는 항상 말한다. “현관이 깨끗해야 복이 들어온다.”


징크스는 우리가 세상과 맺는 관계의 방식 중 하나다. 어떤 이는 우연을 의미로 물들이고, 어떤 이는 반복된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발견한다.

나는 깨끗한 현관에서 좋은 기운을 기대하고, 누군가는 특정한 옷을 입고 나서는 날마다 행운을 바란다.

징크스는 어쩌면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질서 있게, 의미 있게 만들려는 작은 의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나만의 징크스를 만들고, 믿고, 즐기기로 한다.

그 순간들이 내 삶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징크스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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