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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Oct 28. 2019

허리디스크 치료에서의 꼬리뼈 내시경술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날마다 잠을 설칩니다. 요즘은 허리만 아픈 게 아니라 다리도 찌릿찌릿하고, 며칠 전에는 운전할 때 다리가 저려와 사고가 날뻔 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허리디스크 초기증상 진단을 받았던 한 환자가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허리디스크치료를 미루다, 결국 수개월 뒤 증상이 심해져 또다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내심 ’아프다 말겠지, 그러다 낫겠지’라는 심산으로 내버려 두었다가 병을 키운 셈입니다. 


그 환자분은 운수업에 종사하는 분으로 허리뿐 아니라 극심한 다리 저림을 호소하셨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허리디스크치료를 미뤄왔는데, 이제는 운전이 어려울 만큼 생활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조금 더 빨리 허리디스크치료가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물론 디스크 증상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갔다고 하더라도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 중 하나가 허리디스크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입니다.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이란 직경 1mm의 초소형 내시경과 초정밀 레이저를 이용해, 통증 원인 부위를 찾아 디스크의 크기를 줄여 통증을 경감시키고 재발을 방지하는 허리디스크치료 방법입니다. 


꼬리뼈 부위를 약 3mm 정도 절개하고, 카테터를 이용해 꼬리뼈에 내시경과 초정밀 레이저를 삽입해 탈출한 디스크 및 섬유화된 조직을 레이저로 치료하는 시술입니다.  





수술이 아닌 시술로 수술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허리디스크치료 방법인데, 시술 후 회복 기간(하루 이틀 정도의 입원 후 일상생활 복귀)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약물로 신경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를 줄여주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시술이기도 합니다.  





저는 2010년 12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 개발자인 '로스테인' 박사와 함께 시연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디스크=수술’이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당시에, 비수술적 방법으로 디스크를 치료한다는 것 자체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국내에 도입한 이듬해, 저는 2011년 2월~5월(4개월 간) 임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2회 이상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성형술을 시행하였고, 치료에 반응이 없이 통증 점수(VAS) 7점 이상으로 유지되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시행해 환자 85.3%가 통증이 감소된 결과를 얻었고,  같은 연구 내용을 ‘제52차 대한통증학회’에서 발표(2011년 6월 25일) 한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르고 나니, 허리디스크치료를 위한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환자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허리디스크치료를 앞둔 그 환자분께도 이런 얘기를 조목조목 들려드리며 치료에 대한 불안감을 안심시키고, 꼬리뼈 레이저 내시경술을 시행해 지금은 디스크 통증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십니다.   


물론, 디스크 환자 중에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를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습니다.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 허리디스크 이상 증상이 감지된다면 더 미루지 마시고 신속히 치료받으셔서, 통증 없는 행복한 일상을 영위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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